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 등 외신은 KKR의 창업주인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가 공동 CEO 자리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선에서 물러나 공동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두 사람과 함께 KKR을 설립한 제롬 콜버그는 지난 2015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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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각각 78세와 79세인 크래비스와 로버츠는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하는 ‘바이아웃’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들은 소액의 자기자본과 인수하려는 기업의 자산을 바탕으로 막대한 차입금을 바탕으로 회사를 매수하는 ‘차입매수’(LBO)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KR은 1989년 식품 및 담배 대기업인 RJR나비스코를 250억달러(약 30조원)에 인수하는 등 대규모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2007년엔 2007년 경쟁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와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더불어 에너지퓨처홀딩스코퍼레이션(옛 텍사스유틸리티스컴퍼니)를 450억달러(약 54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KKR은 창업주에게 투표권을 더 많이 주는 현재의 구조를 2026년까지 1주당 1투표권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KKR은 향후 보통주를 보유한 사람들이 이사 선출을 포함한 모든 주요 안건에 대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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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조셉 배 공동 CEO로… 월가 한국계 영향력↑
그는 KKR이 2009년 오비맥주를 18억달러(약 2조1500억원)에 인수해 2014년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58억달러(약 7조원)에 되판 ‘대박 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셉 배와 함께 입사한 너틀은 KKR이 기업들의 회사채와 증자를 위한 자문을 제공하고 자체 자금도 투자하는 사업을 개척해 다른 사모펀드들과 차별점을 주는데 일조했다. 2009년 뉴욕 증시 이전 상장에도 도움을 줬다.
조셉 배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KKR의 DNA는 실제로 크래비스와 로버츠가 지난 45년 동안 심어준 가치”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그 가치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증권사 제프리의 제랄드 오하라는 “조셉 배와 스콧 너틀에게 경영권을 이양하는 것은 창업주들이 그만큼 기업을 신중하게 관리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셉 배의 CEO 등극은 미국 PEF 시장에서 한국계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한국계 미국인 이규성 씨가 글랜 영킨과 더불어 KKR, 블랙스톤과 더불어 세계 3대 PEF운용사로 일컬어지는 칼라일그룹의 공동 CEO로 자리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