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350조원대의 빚을 진 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은행 대출과 채권 이자 외에도 금융 자회사를 통해 판 투자 상품의 원리금 대부분을 고객들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1일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헝다의 금융 계열사 헝다차이푸는 전날 만기가 돌아온 투자상품 보유자들에게 원리금의 10%만 지급하고 나머지 90%를 지급하지 못했다.
헝다는 자회사 헝다차이푸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 펀드와 유사한 금융투자 상품을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각자의 건설 프로젝트나 전기차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자해왔다. 중국 금융당국의 엄격한 통제권 밖에 있는 ‘그림자 금융’의 영역에 해당한다.
헝다는 지난달부터 일부 은행 대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헝다는 지난달 23일과 29일 예정된 달러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92억3975만원), 4750만달러(약 563억6375만원)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헝다는 지난달 29일 보유 중인 성징은행 지분 19.93%를 99억9330만위안(약 11조8770억원)에 국유기업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자금 전액이 헝다가 성징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상환하는 데 쓰이면서 결과적으로 당면한 채권 이자 상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한편, 시장에선 국유기업의 성징은행 지분 인수를 계기로 중국 당국이 헝다 사태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하면서 헝다 사태가 무질서한 금융 리스크 전이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