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트립in 고상환 여행작가] 여전히 아름다운 그대 50춘기의 걷기여행. 이번에는 젊은 개혁군주 정조의 발자취를 따른다.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융릉의 건립은 정조의 오랜 꿈이었다. 그러나 왕이 된 후에도 숱한 반대 속에서 장장 13년을 심사숙고했다. 마침내 습하고 초라했던 묘를 당대의 최고명당으로 이름난 수원부 화산으로 옮긴다. 보란 듯이 화려하게 꾸민 아버지의 능으로 향하는 참배의 길. 애절한 사부곡이 담긴 그 길을 정조와 함께 걷는다.
△ 고색파출소 - 1km - 고색 향토문화전시관 - 6.2km - 융건릉 - 2km - 용주사
경기옛길 삼남길 중 화성효행길은 화성시 배양교에서 세마교까지 6.8km 구간이다. 그러나 대부분 마음대로 나눈 길은 시작점이 모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이 어렵다. 또 윤건릉과 용주사를 지나면서 정조임금의 이야기가 끝나는 만큼, 별 특징도 없는 남은 구간을 모두 걸을 필요는 없다.
50춘기의 걷기여행은 삼남길 제5길 ‘중복들길’과 ‘화성효행길’ 두 길의 일부 구간을 조정해서 걷기로 한다. 추천코스는 고색 향토문화전시관에서 수원시 위생처리장, 배양교회, 수원대 입구를 거쳐 융건릉과 용주사에 이르는 구간이다. 도심을 벗어나 황구지천 주변의 넓은 들길과 마을 안 길을 지나는 한적한 길이다. 화성행궁을 출발한 어가행렬이 융릉으로 향한 길과 유사하고 트레킹 시작점과 종료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은 코스다.
◇ 정조의 오랜 꿈 ‘융건릉’
◇ 정조의 효심이 담긴 ‘용주사’
용주사 역시 정조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된다. 사도세자의 능을 옮긴 후 능원을 보호하고 명복을 비는 ‘원찰’로 삼았다. 총애하는 단원 김홍도를 보내 사찰의 중건에 참여하게 하고 용주사라는 이름을 직접 짓는 등, 각별한 정성을 담은 사찰이다. 경내로 이어지는 길은 입석과 소나무가 감싸고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홍살문을 지나 삼문에 들어서면 반듯하게 선 세존 사리탑을 만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탑으로 신도들이 정성스럽게 합장을 하고 예를 갖추어 소원을 비는 성스러운 탑이다. 탑 뒤쪽에 큰 누각인 천보루가 있고 그 밑 계단을 오르면 대웅보전이다. 조지훈의 시 ‘승무’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트레킹 코스 거리 : 9.2km / 난이도: 중하
소요시간: 도보 3시간 소요
대중교통: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30, 35, 38, 700-2 등 시내버스 - 고색파출소 정류장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