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조선 빅3', 손실만 4조원대..29일 동시 실적발표

  • 등록 2015-07-28 오후 4:47:39

    수정 2015-07-28 오후 4:47:39

바다 위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해양플랜트 전경. 지식경제부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내 ‘조선빅 3’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29일 동시에 실적을 발표한다. 3사의 손실규모가 3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대부분 해양플랜트 공기 지연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 20011년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의 공기와 인도가 지연돼 손실이 1조원에 이르며 해양플랜트 사업손실 규모만 2조원에 달하고 자회사 부실까지 반영할 경우 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2분기 각각 2000억원,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 손실 사태로 조선업계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앞서 작년 대규모 손실을 털어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보수적으로 손실분과 대손충당금을 반영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042660)은 내달 14일 발표 예정이던 실적을 앞당겼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로 잡았다. 조선 빅3가 실적을 동시에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대규모 적자를 업계 전반의 분위기로 덜어내고, ‘어닝 쇼크’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주부터 산업은행의 실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공기 지연 등을 근거로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추정하는 영업손실 규모는 3조원 안팎에 이른다. 대우조선은 올해 1분기 4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8년여 만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연내 추가 손실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0일 “회사는 주주와 금융시장, 고객, 내부 구성원들이 느끼는 혼란을 조기에 해소하고 회사 재무 개선을 시급히 이룰 것”이라며 “잠정 파악된 손실을 회계 원칙에 따라 이번 2분기에 모두 반영하기로 결정했고 2분기 실적 발표도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년 3조원 넘는 영업손실로 사상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중공업(009540)은 아직도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 여파가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09년 호주에서 수주한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2000억원에서 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정유부문에서 이익이 늘어나지만 해양, 플랜트 분야 적자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노사갈등도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3일 올해 임금협상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했다. 노조는 당장 파업은 하지 않지만 사측과 협상에 집중한 뒤 여의치 않으면 8월 여름휴가 후 본격적인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지난 2013년 나이지리아에서 수주한 3조4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등의 납기가 지연되면서 발생한 1조원대의 손실을 2분기 분기에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부문 영업 등을 축소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현재 위기는 2∼3년 전 물량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실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실적 부진, 해양플랜트 시장의 위축과 손실, 그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등으로 조선업계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회사의 성장보다는 구조조정 등으로 내실화를 다져야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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