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 씨(60)는 어느 날 갑자기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일으켜 집 근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심실에 심한 경색이 온 상태. 몸속에 체외 순환기를 삽입하고, 관상동맥 우회술 등 수술을 받고 겨우 퇴원한 조 씨는 그러나 심부전이 계속됐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그는 결국 심장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지난해 여름 인천세종병원을 찾았다.
원추형이어야 할 조 씨의 심장은 동그란 형태로 자리 잡아 제대로 피를 박출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폐부종과 폐고혈압까지 악화하고 있었다. 우심실 부전으로 두 다리가 붓고 소화불량도 심했다. 다른 환자 같으면 좌심실 보조장치(L-VAD)를 삽입하고 일단 퇴원해 외래진료를 받으며 이식을 기다렸겠지만, 이미 여러 차례 심장 수술을 받고 회복이 되지 않은 그는 이마저도 어려웠다.
승압제 등 약물을 쓰며 심장이식을 기다린 지 6개월. 결국 조 씨는 더는 약물로 버틸 수 없는 심한 심실 부정맥이 발생했고, 대퇴부 및 심장에 직접 체외순환기(ECMO)를 삽입하며 버티기 시작했다. 이 무렵 다행히 심장 공여자가 나타나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오랜 병원 생활과 여러 차례 받은 수술로 출혈뿐 아니라 여러 합병증이 발생했다. 의식회복마저 느렸던 조 씨는 그럼에도 결국 회복하고 지난 3월 봄 퇴원했다.
조 씨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천세종병원을 찾았는데, 내 인생에 이렇게 다시금 봄이 올 줄 몰랐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24시간 내 생명을 지켜준 의료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 씨(33)도 새 삶을 되찾았다. 그는 10년 넘게 심부전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다 지난해 10월 인천세종병원을 찾았다. 역시 L-VAD를 달고 심장이식을 대기해야만 했다. 심인성 쇼크가 발생하길 수차례. 인천세종병원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심장 공여자가 나타났고, 이식수술은 성공했다. 장 씨는 현재 건강을 회복했고,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12일 인천세종병원에 따르면 이식이 필요한 말기 심장병 환자에게 안전하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난 2020년 8월부터 별도 특화 부서인 심장이식센터(센터장 김경희 심장내과장)를 가동하고 있다.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는 같은 재단 소속이자 유일 심장전문인 부천세종병원과 결을 같이한다. 아울러 김경희 센터장은 2013년부터 미국 드렉셀 대학과 교류하며 L-VAD와 중증 심부전 환자에 대해 오래도록 연구하고, 미국 로체스터 메이요 클리닉과 펜스테이트 병원 연수를 마쳤으며, 국제심폐이식학회 프로그램 위원과 심장이식 가이드라인 위원장을 맡은 이 분야 권위자다.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는 이와 같은 신속함과 협업은 물론, 특히 여타 병원에서는 보기 드문 24시간 전문의 상주 시스템도 갖췄다.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인천세종병원은 지난 2017년 개원 후 불과 6년여만인 최근 누적 심장 수술 1천례를 달성했다.
중증 심부전 환자를 위한 심장이식 수술 성공률·유지율 100%, 좌심실보조장치(LVAD) 삽입술 성공률·유지율 100%다. 특히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237례 수술하며 인천지역 종합병원 기준 최다 수술 성과를 기록하는 등 심장케어 으뜸 병원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은 “질환의 중증 여부를 떠나 모든 심장 케어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심장이식 부문은 물론, 수술 전·후 환자 관리에 최선으로 매진하고 끊임없이 연구해 더욱 신뢰받는 세종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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