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AI 분야, 새 킬러 앱…메모리 역할 중요"

15일 한림대 도헌학술원 심포지엄서 기조연설
"'데이터 생성·저장·처리' 메모리, 기술 진화 기여"
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 개발..챗GPT 활용
박 부회장 "인재 확보 시급…연구 위한 미니팹 구축"
  • 등록 2023-02-15 오후 4:05:55

    수정 2023-02-15 오후 4:18:08

[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기자] “‘챗GPT’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박정호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히며 AI 성장을 기반으로 반도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을 내놨다.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맡은 박 부회장은 AI 시대에서의 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챗GPT 등 AI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를 메모리반도체가 처리하기 때문이다. 챗GPT에 활용되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에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이 탑재돼 있다.

박 부회장은 “AI 시대가 펼쳐지면서 과거에 못 푼 난제가 해결되고, 자율주행차, 로봇,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해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그 변화의 중심에서 보이지 않는 혁신을 만들어 온 것은 메모리 반도체”라고 했다.

그는 메모리반도체가 기술발전에 기여한 대표 사례로 아이폰을 꼽았다. 낸드플래시가 기존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HDD)를 대체하며 스마트폰 혁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어 “모바일 시대는 정보화 혁명을 가속화했다”며 “클라우드(Cloud) 시대는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두하는 AI시대에 대해선 “많은 빅테크 기업이 AI 챗봇(Chatbot)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며 AI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CPU(중앙처리장치)에 직접 연결되는 기존 메모리 용량 확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CXL 등 공유 메모리(Pooled Memory)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우리나라가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우수 인재 육성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미래 기술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의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은 62%로 압도적인 1위”라며 “그런 만큼 국가 차원에서 강화해야 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인재 확보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2031년 학사와 석·박사 기준으로 총 5만4000명 수준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거점 대학에 반도체 특성화 성격을 부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대기업, 소부장, 학계가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할 플랫폼으로 미니 팹(Mini FAB)을 구축하자고도 제안했다. 전세계 반도체 강국들은 연구와 양산 테스트를 위한 300㎜ 기반 미니 팹을 보유해 반도체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국내는 200㎜ 기반 미니 팹만 보유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에 미니 팹 성격의 300㎜ 기반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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