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현재 툴젠은 미국에서 CVC(UC버클리대 등), 브로드연구소(MIT, 하버드 등)와 저촉심사(Interference)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정특허법에 따라 2013년 3월 16일까지는 선발명주의, 이후부터는 출원우선주의가 적용된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서 주관하는 저촉심사는 선발명주의 당시 먼저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2건 이상의 특허가 있을 경우 어떤 발명이 먼저인지를 가리기 위한 절차다.
|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캐스9 미국 특허 출원 타임라인. (자료=툴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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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AB에서 심리하고 있는 저촉심사의 쟁점은 진핵세포에 적용되는 크리스퍼 캐스9 시스템이 누가 먼저 발명했는지 여부다. 진핵세포 시스템은 인간(치료제) 및 동식물(농축산) 세포에서 작용하는 특허이며, 산업적 효용성이 높다. 툴젠은 크리스퍼 캐스9 진핵세포 특허 출원이 가장 빠르다. 브로드연구소의 특허보다 2개월가량 빠른 2012년 10월에 출원했다.
CVC의 경우 유전자를 상업화에 유리하고, 자유롭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크리스퍼 캐스9 유전자가위 시스템을 최초로 제안한 특허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12년 5월 출원 내용은 원핵세포에 대한 시스템이며, 진핵세포가 아니다. 2012년 12월 브로드연구소의 특허는 CVC 특허에 누락된 인간 및 동식물 등의 진핵세포에서 크리스퍼 캐스9 유전자가위를 작동시키기 위한 여러 장치들이 포함됐다.
툴젠은 시니어파티 지위를 확보하면서 저촉심사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PTAB 저촉심사 과정에서 각 당사자에게 시니어파티(Senior Party)와 주니어파티(Junior Party)라는 지위를 부여한다. 발명일이 객관적(출원일)으로 앞서 있는 당사자에게 시니어파티, 늦은 당사자에게는 주니어파티 지위를 부여한다. 주니어파티는 자신의 발명일이 시니어파티보다 빠르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 통계적으로 시니어파티가 저촉심사에서 최초의 발명자로 인정될 확률이 75% 이상으로 높다.
|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캐스9 미국 저촉심사 현황. (자료=툴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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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툴젠이 미국 저촉심사에서 유리한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촉심사가 불리하게 진행될 리스크가 있다. 미국은 세계 헬스케어 40%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시장이다. 툴젠의 미국 원천특허 등록이 취소되거나, 저촉심사 당사자들(CVC, 브로드연구소)과의 협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영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창업주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형사 재판 2심과 3심이 남은 상태다. 서울대에 재직하던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연구재단에서 29억여원을 지원받아 개발한 유전자 가위 관련 특허기술 3건을 툴젠 연구성과로 꾸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또 서울대와 IBS에서 근무하면서 발명한 유전자 가위 관련 특허기술 2건에 대해 직무발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이 공동 창업한 툴젠 명의로 이전한 점과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재료비 외상값을 IBS 단장 연구비용 카드로 결제했다는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며 김 단장의 손을 들어줬다.
최대주주였던 김 단장의 형사 재판 리스크는 최대주주에 제넥신이 오르면서 해소된 상태다. 지난 2019년 제넥신이 지분 교환을 통해 통해 2020년부터 툴젠의 최대주주(지분 16.64%)에 올랐다. 오는 12월 상장 이후 지분은 제넥신 14.26%, 김 단장 8.67%가 될 예정이다. 제넥신은 상장일부터 3년까지 한국예탁결제원에 의무예탁, 김 단장은 자발적으로 3년간 의무보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