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현역 첫 탈당…野 재편 신호탄 or 찻잔 속 태풍

박주선 "새정치연합은 국민에게서 사망 선고…與에 맞서 대안 정치세력 창조해야"
재신임 정국으로 당분간 추가 탈당은 없을 가능성…文 화합·비전 지켜본 후 판단
새정치연합 "당이 재집권하도록 혁신하고 단결하라는 뜻 정면으로 훼손" 공식비판
  • 등록 2015-09-22 오후 4:30:04

    수정 2015-09-22 오후 4:30:04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박주선(광주 동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2일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탈당을 선언하고 독자 신당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박 의원의 탈당은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확인하고 문 대표가 이를 수용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 의원의 탈당 선언이 숨죽어 있던 신당 세력을 규합하고 당의 원심력을 키울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을 국민에게서 ‘사망선고’를 받은 정당, 선거에서 이길 수 없는 ‘불임정당’이라고 평가하면서 “국민에게 외면 받는 낡은 정치세력을 해체하고 거대 여당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 정치세력을 창조해야 한다”며 탈당 후 ‘중도개혁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창당 선언은 지난 15일 ‘신민당’ 창당 계획을 밝힌 박준영 전 전남지사, 20일 ‘개혁적 국민정당’ 로드맵을 발표한 천정배(광주 서구을) 무소속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세 정당 모두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반(反) 새정치연합을 기치로 내건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독자 신당 작업에 매진해 세를 불린 후 연대나 합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의원은 “천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의 방향도 저와 같은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함께 추진할 수도 있는 좋은 동지”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당 안팎에서는 박 의원의 탈당 후 추가 현역 의원 이탈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문 대표가 연석회의에서 재신임을 받은 이상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문 대표의 화합 의지와 총선 비전 등을 관찰한 후 추가 행동을 판단할 것이란 얘기다. 당 관계자는 “박 의원이 당초 추석 직전 탈당 계획을 밝히려다가 오늘 갑자기 기자회견을 잡은 것으로 안다”며 “재신임 정국을 흔드는 효과가 있겠지만 큰 흐름을 좌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에서는 박 의원의 탈당에 대해 공식적으로 “호남 민심의 왜곡이며, 당이 재집권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단결하라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정면으로 훼손한 것”(김성수 대변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문 대표와 가까운 초선 의원도 “박 의원의 명분 없는 탈당에 대해 호남 유권자들도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신당이 성공하려면 국민적 요구, 대선후보급 지도자, 조직력 등 3가지가 있어야 하는데 박주선 신당은 아무 것도 없다”며 “천정배 신당은 호남에 정치 수요가 많아 사람들이 모일 수가 있을 텐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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