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조 실수로 버려...10년째 쓰레기장 뒤진 男 근황

"비트코인 1조 담긴 하드디스크 실수로 버려"
"쓰레기 처리장 파헤치게 해달라"
10년째 회수 위해 노력 중
관계 당국·법원...불허 "환경적 이유"
  • 등록 2025-01-13 오후 2:08:22

    수정 2025-01-13 오후 2:08:22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비트코인 8000개가 들어있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린 영국의 IT 엔지니어 제임스 하웰스(39)가 하드를 되찾기 위해 10년 넘게 벌여 온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비트코인이 담긴 하드웨어를 잃어버린뒤 쓰레기 매립지를 파헤치려 시도하고 있는 제임스 하웰스.(사진=BBC캡처)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영국 남성 하웰스는 하드가 묻힌 뉴포트시 쓰레기 매립장에 접근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이 지난 9일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또 하웰스는 시의회를 상대로 매립지에 접근할 법적 권리를 주지 않을 경우 4억 9500만 파운드(8910억원)의 보상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웰스는 2013년 비트코인 채굴 초기 전자지갑이 담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가방에 넣어놨는데, 그의 동업자가 이 가방이 쓰레기인 줄 알고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웰스는 자신이 사는 뉴포트 지역을 담당하는 쓰레기 처리장을 파헤치겠다는 제안을 지난 2013년부터 관계 당국에 꾸준히 하고 있다. 매립지에는 140만t이 넘는 폐기물이 있지만, 하웰스는 자신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있는 곳을 10만t 규모의 지역으로 좁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포트 시의회는 환경 규제를 이유로 하웰스의 수색 요청을 거부해 왔다. 매립지의 쓰레기를 파헤쳤다간 자칫 유독 물질이 주변으로 유출돼 환경에 악영향을 줄 거란 이유에서다.

그는 뉴포트시에 비트코인 회수 시 10% 수익 분배를 제안했고 10만t의 쓰레기를 수색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계와 로봇 개를 활용한 계획도 제시했다.

그러나 뉴포트시 의회는 매립지 내 물건이 시에 귀속된다며 발굴 작업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드디스크가 쓰레기 처리장에 매립됐는지 확실하지 않고, 찾더라도 하드디스크는 이미 고장 났을 것이라는 이유도 내세웠다.

비트코인을 찾으면 10%를 지역사회에 기부하겠다는 하웰스의 제안도 “뇌물 공여 시도”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하웰스는 “판사가 의회의 물리적 하드드라이브 소유권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비트코인의 소유자는 여전히 나라고 말한 점에서 용기를 얻었다”며 “비트코인을 찾을 때까지 상급 법원에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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