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견 나선 안철수 "국민통합내각 구성…광화문 대통령 되겠다"(종합)

새 체제 '부민강국' 제시…제왕적 대통령 탈피 강조
"욕 먹고 돌 맞더라도 진짜 개혁으로 바로잡겠다"
"지지율 추세, 설 이후 판단 가능…가족리스크 없다"
"거대 양당이 방해꾼 취급" …'양비론' 지적에 발끈
  • 등록 2022-01-25 오후 3:33:32

    수정 2022-01-25 오후 3:33:32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을 해야만 하고 승자독식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면서 ‘국민통합내각’을 약속했다. 또 “청와대 집무실은 국빈영접과 주요 정치 행사가 있는 날만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날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근무하겠다”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예고했다.

안철수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개최된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미래를 생각하면, 안철수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배경으로 약 50분께 진행된 이번 회견에서 안 후보는 모두발언을 발표하는 데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할애했다. 자신의 국정 구상과 미래 비전을 상세히 소개하고 기득권 정치와의 차별화 지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구체제를 종식시키고 새 체제를 여는 시대교체를 해야하는 게 이번 대선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라면서 새로운 체제의 대한민국 비전을 ‘부민강국(富民强國)’으로 제시했다.

이어 “확실한 정권교체는 야당후보의 여당후보와의 경쟁력에서 시작한다”면서 “독선적이거나 미숙한 국정운용으로는 180석 더불어민주당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허망하게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대 양당의 후보를 동시에 겨냥해 어느쪽도 속해 있지 않은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실천 방안으로는 △국민통합내각 구성 △정부 명칭을 행정부로 교체 △광화문 대통령 시대 개막 △책임장관제 보장 △여야정협의체 실질화 △정치보복 금지 △교육 ·노동·연금 3대 분야 개혁 등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당선되면 정파를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국민통합내각을 구성하겠다”며 “국무총리를 포함해 국무위원, 기타 장관급 인사는 연합정치 정당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우선하여 내각에 참여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청와대를 나와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저는 청와대에 갇혀있거나 숨어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가끔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 광화문 광장을 걸어서 대형서점에 들려 책도 보며 시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그런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왕적 대통령 탈피를 위해 ‘안철수 정부’가 아닌 ‘안철수 행정부’를 쓰겠다고도 공언했다. 그는 “현행 헌법에서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존재로 규정되어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전체의 수장이 아니라 행정부의 수반”이라며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이 입법, 사법, 행정 3권을 모두 장악한 국가 원수는 아니며 국회와 사법부를 넘어 뭐든 다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저 안철수는 욕먹고 돌 맞더라도 진짜개혁을 통해 기득권과 싸우며 청년들과 서민대중을 보호하고, 잘못된 것을 하나하나 반드시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안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다. 최근 10%대 내외로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겪는다는 의견에는 “현재는 지지율이 상승세인지 주춤한 지 아직 판단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마도 1~2주 정도 더 지켜보고 설 이후가 되면 전체적인 추세에 대해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일단은 지금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열심히 국민과 만나고 소통하는 중이고, 여러 지역 행보도 그런 뜻이 담겨 있었다”면서 “이번 주부터 설 연휴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제가 가진 생각을, 또 제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국민께 열심히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비교한 자신의 강점으로는 ‘도덕성’을 우선 언급했다. 안 후보는 “저는 지난 10년간 어떤 추문에도 휩싸인 적이 없다. 가족 리스크도 없다”면서 “저 혼자 회사를 만들고 돈을 벌어 보고 직원들에게 월급 줘 본 사람이다. 다른 분들은 세금으로 나눠주기만 한 분들이라 국고를 채울 생각은 못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과학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건데, 저보다 적임자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의사 출신이다. 아마 다음 대통령의 가장 첫 임무가 코로나19 방역이 될 텐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이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최근 노동 이사제와 타임오프제에 반대하며 ‘우클릭’ 한 게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두 제도에 모두 찬성했고 전 모두 반대했다”면서 “현재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은 전체 노동자의 10%뿐인 일부 노동자의 기득권을 더욱더 공고하게 만드는 정책이다. 저는 90%의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취지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후보의 ‘양비론’을 지적하며 양자 TV토론의 필요성을 주장한 데 관해선 “그런 논리는 제가 처음 들어본다”고 발끈했다. 이어 “저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나라의 생존 전략을 말할텐데, 서로 네거티브하기 굉장히 힘든 환경이 될 수 있다”며 “거대 양당이 봐서는 내가 방해꾼으로 취급당할 수도 있겠다. 기자들이 판단해보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재보궐 선거 무공천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선 “책임 소지가 있는 곳에 공천을 안 하겠다는 건 너무 당연하다”면서 “마찬가지로 국민의힘도 본인들의 잘못으로 생긴 재보궐 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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