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수주실적 '빨간불'..왜?

목표 대비 수주 달성율 20~30%에 그쳐
1분기 수익성도 저조..역성장 조짐 보여
  • 등록 2014-06-25 오후 5:07:06

    수정 2014-06-25 오후 5:07:06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수주 성적으로 울상이다. 국내 공공공사 물량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다 해외 공사 발주도 줄줄이 연기되면서 새 일감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현재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 가운데 올 한해 수주 목표액의 50%를 달성한 곳은 GS건설과 SK건설 등 2개사가 전부다. 나머지 8개사는 목표 대비 수주 달성율이 20∼30%대에 그쳤다.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수주액이 저조한 이유에는 급감한 국내 대형 공사 물량이 한몫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공공공사 입찰 자체를 꺼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공공사에 참여한 건설사에 대해 담합 조사를 전방위로 실시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의 경우 상반기 수주한 공공공사가 한 건도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하자는 게 회사 방침이다보니 수익성 없는 현장은 아예 입찰도 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입찰에 참여해도 과거처럼 낮은 금액으로 무리하게 공사를 따내는 것은 지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들의 공공공사 입찰 참여 ‘몸사리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연초 대형 공공공사로 주목받았던 인천국제공항 3단계 확장사업인 제2여객터미널 골조·외장공사의 경우 수익성 문제로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수주를 포기하면서 두차례 유찰 후 수의계약을 맺은 한진중공업 컨소시엄에게 시공권이 돌아갔다.

올해 하반기에도 공공공사 발주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연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건설사가 수두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공공공사 중 ‘최대어’로 꼽히는 신고리 원전 5·6호기도 연내 발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건설사들의 수익성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1분기 상장건설사 128곳의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늘었으나 총자산 및 자기자본은 줄어 건설기업이 외형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국내 건설 매출(16조5000억원)과 해외 건설 매출(10조9000억원)은 각각 5.8%, 3.8% 상승했고, 영업이익도 8907억원에서 9987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은 78.4%로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자보상비율은 5분기 연속 100%를 밑돌아 건설업계의 열악한 재무상태를 반영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이자 부담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써 높을수록 이자 부담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다소 늘었다고는 하지만 건설사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 회복은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와 주택·건설 경기 부양 조치 등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건설업 계층별 이자보상비율 분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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