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는 막았지만…구심점 없는 의회에 프랑스 진통

과반 의석 정치세력 없어 연정 불가피하지만
LFI 소속 멜랑숑 "단 한 줄의 정책 수정 없을 것" 강경
마크롱, 아탈 총리 사임 반려…"당분간 유지해달라"
  • 등록 2024-07-09 오후 3:33:22

    수정 2024-07-09 오후 3:33:22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프랑스 의회가 세 갈래로 쪼개지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좌파연합과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로 극우정당의 의회 장안을 막는 것은 성공했지만 어느 쪽도 과반 의석 수를 달성하지 못하면서다.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연정이 필요하지만,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한 치의 양보없는 신경전이 팽팽히 이어지고 있다.

8일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 소속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 멜랑숑은 좌파연합에서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LFI는 NFP에서도 가장 많은 의석 수를 차지했다. 그는 자신이 총리에 오를 가능성에 대해 “나는 문제가 아닌 해결책”이라며 “의원 수가 가장 많은 당이 총리를 내는 당이다”라고 말했다.

NFP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가운데 182석을 차지, 제1당이 된 것은 맞지만, 과반인 289석에는 크게 떨어진 상태이다. 168석을 차지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앙상블(ENS)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멜랑숑은 “좌파진영의 정책 중 단 한 문장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NFP 공약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FP는 이번 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1년 전 62세에서 64세로 올린 연금 수령 연령을 다시 60세로 낮추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또 고소득자에 세금을 더 물리고 마크롱 대통령이 폐지한 부유세를 강화해 재도입할 계획이다.

멜랑숑은 좌파진영 내에서도 반감이 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급진적이지 않은 사회당, 녹색당과 손을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마크롱 대통령도 극좌 정당에는 정부 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말해온 상태다. 그는 8일 앙상블 소속의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제출한 사임안을 보류했다. 엘리제궁은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아탈 총리에게 “국가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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