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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산하硏, 칵테일주사 효과성·안전성에 ‘경고’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최근 ‘의료기술재평가보고서 2024: 지방분해주사’를 내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지방분해주사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지적한 지방분해주사는 피부과 등에서 흔하게 오프라벨로 처방되는 혼합주사제를 의미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NECA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보고서를 작성하며 평가할 당시 문제삼았던 것은 배합된 형태의 지방분해주사이지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 아니다”라며 “오프라벨 형태의 주사제가 배합 용량 등이 일절 정해지지 않은 채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음이 위험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환자들에게 제공된 후 시술돼야 한다는 취지로 지방분해주사 소위원회에서 모인 의견이 이번 보고서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카복시테라피나 메조테라피, 칵테일 주사 등의 이름으로 처치되는 지방분해주사가 여기서 주의를 요한 대표적인 지방분해주사제다. 카복시테라피의 경우 축적된 피하지방층에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함으로써 산화효과를 통해 지방세포를 손상시키는 기전을 갖는다. 데옥시콜산(DCA)과 콜린알포세레이트(GPC), 저장성 약리학적 지방분해제(HPL), 스테로이드, 카르니틴, 이솝틴, 히알루로니다제 등의 일부를 혼합해 만든 칵테일 주사도 지방분해주사로 널리 사용된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턱밑지방분해를 적응증으로 공식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대웅제약의 브이올렛(2021년 허가)과 LG화학의 벨라콜린(2024년 허가) 2종이다. 두 제품은 모두 칵테일 주사의 성분 중 하나인 DCA를 주성분으로 한다. 하지만 칵테일 주사와 달리 식약처에서 허가된 방식으로 제조되며 일정한 품질과 성분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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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허가제품 침투율 낮아…시장 재편 기대감↑
일반적으로 지방분해주사는 1회에 1병씩, 총 3회 시술된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DCA 주사제는 현재 국내에서 보통 3회에 70만~80만원 선에서 시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턱밑지방분해 주사제로 승인받았지만 2020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앨러간의 벨카이라(3회 시술에 약 200만원)보다는 가격이 많이 낮아진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프라벨 주사제의 1회당 주사가격(4000~50만원)에 비하면 아직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아직은 일선 현장에서 칵테일 주사가 더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NECA는 보고서에서 “지방분해주사(지방분해 목적의 허가 외 제품)는 선택비급여 영역에 해당돼 비용 및 실제 이용량 추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는데,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본다.
반면 공식 허가 제품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를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021년 11월 출시된 브이올렛이 지난 2월 기준 누적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겼다고 발표했다. 28개월간 누적 매출액이 1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연간 매출은 5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출시된 LG화학의 벨라콜린도 출시 4개월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는 판매량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산하 연구원이 공식적으로 칵테일 주사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면서 허가 제품을 중심으로 지방분해주사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지방분해주사제 출시가 잇따를 예정이라 가격경쟁을 비롯한 차별화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메디톡스(086900)와 제테마(216080)가 품목허가를 신청했거나 신청할 예정이고, 휴젤도 턱밑지방분해 주사제 HG301의 2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