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좌파 대통령 카스티요, 16개월 만에 탄핵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페드로 카스티요(53) 페루 대통령이 취임 16개월 만에 탄핵됐다. 대통령직은 디나 볼루아르테 현 부통령이 승계하면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곧바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페루 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카스티요의 탄핵소추안을 찬성 101표, 반대 6표, 기권 10표로 통과시켰다. 탄핵안은 재적의원(130명)의 3분의 2가 넘는 87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페루 의회의 의석수가 여당 50석, 야당 80석인 점을 고려하면, 여당 의원들까지 상당수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빈농 출신인 카스티요 대통령은 ‘깨끗한 좌파’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경제위기 대응 실패와 부정부패 연루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며 임기 초부터 탄핵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가사업을 특정 업체에 밀어주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예비조사를 받은 것을 비롯해 논문 표절 등 모두 6건의 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두차례 탄핵소추안이 부결되고, 그는 자신의 탄핵을 추진하던 의회를 해산하겠다고 맞섰기도 했다. 하지만 의회 탄압이라는 역풍이 불고 부통령을 비롯한 내각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면서 결국 탄핵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곧바로 뇌물수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에 체포됐다.

탄핵된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