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준 벤처협회장, "올해 원격의료·데이터 규제완화에 집중"

벤처기업협회, '2021년 벤처업계 전망' 온라인 간담회
안건준 회장 "코로나19 경제 충격, 벤처기업이 버팀목 역할"
"이재용 삼성 부회장, 한국경제 재도약에 기여할 기회줘야"
"유니콘 육성, 규제완화 통한 '스케일업 투자'가 해법"
  • 등록 2021-01-13 오후 12:00:00

    수정 2021-01-13 오후 9:51:49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다산네트웍스에서 열린 이데일리 신년기획 ‘벤처가 희망이다’ 좌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벤처업계가 ‘신축년’(辛丑年) 새해 과제로 규제완화를 꼽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주목받는 원격의료와 디지털 경제 활성화에 필수적인 데이터 분야 규제를 푸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벤처업계 현안 및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벤처업계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비대면 혁신 기술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벤처업계도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운영과 신사업 추진에 타격을 입고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야 했다”며 “그러나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급박한 위기상황에서 빠르게 진단키트 생산·개발에 앞장섰고, 비대면 벤처기업들은 혁신적인 비대면 기술·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활발한 성장세를 보여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벤처기업 일자리는 6월 말 기준 66만7699개로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했다.

안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려면 혁신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규제입법 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연한 상황대처 능력을 보유한 혁신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정경제 3법’이나 집단소송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규제입법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정부 컨트롤타워를 가동해 규제개혁 조정 기능을 모을 필요가 있으며, 국회의 전폭적인 협조도 필요하다”며 “협회에서는 올해 원격의료 분야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대기업-벤처기업 간 상생 생태계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회장이 ‘국정농단’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그는 “대기업 생태계의 불공정 갑질 행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진정한 의미의 상생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오너의 확고한 근절의지 표명과 이를 진정으로 실천하는 오너의 자세가 유일한 해법”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과거 악습의 고리를 끊고 우리 경제의 위기 돌파와 재도약에 기여할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했다.

안 회장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기업 육성 방안으로 민간투자를 통한 스케일업 투자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유니콘 기업이 많이 배출되는 나라는 자체가 거대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시장이 협소해 결국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민간투자가 활발히 유입되어야 스케일업 투자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기 위해선 기존의 법과 제도의 틀로 신산업을 재단해선 안 될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규제혁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규제완화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2017년 벤처기업협회 제9대 회장으로 취임한 안 회장은 내달 협회장직을 내려 놓는다. 그는 “정권 교체기에 7만 벤처기업을 대표하는 자리를 맡아 투자 환경과 법·제도, 창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 눈에 보이는 진전이 있었기에 보람을 느낀다”며 “기업인으로서는 사드 갈등으로 촉발된 위기,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앞으로는 벤처기업 대표로서 기업운영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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