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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특허 출원 건수가 세계 주요 국가 중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관련 특허출원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2개 대기업이 미국에서도 특허출원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12일 ‘우리나라 가상·증강현실 기술경쟁력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앞서 지식재산연구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5개국(IP5) 특허청에 출원된 6만 8000건의 가상·증강현실 관련 특허를 조사·비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관련해 IP5 국가에 접수된 특허출원 중 한국 출원인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한국 출원인의 출원 건수는 연평균 30.4%씩 급증했다.
그간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로 불리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나서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혼합현실 기술을 10대 미래 핵심전략 기술로 지정해 투자해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상현실(VR) 체험시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로 아직은 정부 지원정책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이 기간 중 출원인별로는 가상·증강현실과 관련해 한국 특허청에 접수된 출원 중 삼성전자 25.6%, LG전자 14.4% 등으로 2개 대기업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삼성과 LG는 미국에서도 가상·증강현실 관련 기술의 특허출원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이나 개인의 특허출원 중 58.2%가 한국 특허청에만 출원해 해외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국 특허청 출원 비중이 33% 수준인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임소진 박사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게임, 의료, 교육 등 여러 산업에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관련 특허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몇몇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해외 특허를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콘텐츠와 디바이스 및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