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성 삼성SDI 사장 “갤노트7 이슈 전화위복 삼아 제품 안전성 최우선”

X-RAY 검사기 도입 등 1500억원 투자
전담 조직 신설 등 안전 인프라 확대
갤럭시S8에 배터리 공급 유력시
  • 등록 2017-01-23 오전 11:25:43

    수정 2017-01-23 오전 11:51:01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조남성(사진) 삼성SDI(006400) 사장은 23일 “제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업무 관행을 정착시켜 우리의 새로운 DNA로 각인시키자”고 강조했다.

조 사장의 이같은 메시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발표 직후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이슈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해 올해 들어 폴리머 배터리 수주가 증가하는 등 ‘턴 어라운드’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배터리가 삼성전자(005930)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8’ 채택도 유력시 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삼성SDI에 폴리머 배터리 발주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올해 1분기 폴리머 배터리 공급량이 갤노트7 이슈 이전보다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9월 2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발표 직후 충남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려 ‘제품 안전성 혁신 TF’를 설치했다. TF는 △개발 △제조·기술 △품질·검증 등 3개 분과에 임직원 100여명을 투입한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조남성 사장도 천안사업장에 상주하며 배터리 안전성 확보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우리는 지금 회사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모두 함께 모여 극복해 환골탈태할지 아니면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 갈지 우리의 각오에 달려 있다”며 매일 TF 진척 상황을 챙기면서 문제점들을 직접 확인하고 챙겼다.

삼성SDI는 우선 개발부문에서 안전성 관리항목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갤노트7 이슈에서 문제점으로 발견됐던 극판 눌림 등의 현상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의 세부 관리항목을 강화했다. 또 제조·기술 부문에서는 전수 X-ray 검사 프로세스를 추가했다. 기존 샘플링 방식이 아닌 모든 생산량에 대해 X-ray 검사를 실시해 100만분의 1의 확률도 놓치지 않도록 ‘Zero Defect’ 시스템을 구축했다.

품질·검증부문에서는 완제품에 대한 검증을 크게 강화했다. 샘플수를 기존 대비 1000배 이상인 수만 셀 단위로 늘렸고, 아주 미세한 불량도 잡아낼 수 있도록 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갤노트7 발화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쌓인 기술적인 경험과 노하우로 보다 철저한 검증 환경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삼성SDI는 전 부문에 안전성과 관련해 약 150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고 개선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제3 기관에 의뢰해 개선 전과 후의 제품을 평가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SDI는 고객사들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의 폴리머 배터리 판매량은 지난해 11월부터 갤노트7 이슈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갤노트7 이슈 이전보다도 대폭 신장할 전망이다. 제품 안전성 재점검 효과로 자동차 및 ESS 고객 수주활동도 청신호를 보이고 있어 “위기가 기회가 됐다”는 내부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앞으로 조남성 사장 직속의 안전성 관리 센터를 신설해, 설계 공법, 제조 혁신을 지속해 제품 안전성 기술력을 배양할 계획이다. 또 안전성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배터리 안전성 전 부문을 통합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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