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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한국도, 전세계도 모두 코로나19 백신이 시급합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이사 사장은 21일 오후(미국 현지시간) 공개된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의 대담에서 “모더나 백신의 위탁생산을 올해 3분기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번 회장은 최근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방문해 림 사장과 대담했다.
“코로나 위기 기회삼아 성장할 것”
림 사장은 “아시아 최초로 모더나의 파트너가 돼 완제품 공정을 담당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백신 공급이 시급한 만큼 임직원들 모두 제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균 충전 공정에서 많은 회사들은 냉동 보관 시설이 부족하지만, 삼성은 영하 70도에서 상온인 2~8도까지 가능한 보관 시설이 있다”며 “모더나 원료는 영하 20도에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원료 의약품를 받아 해동하고 조합하고 무균 A급 환경에서 바이알(유리병)에 충전하는데, 이는 완전한 멸균 상태임을 뜻한다”며 “여기에 라벨링, 포장, 출고까지 담당한다”고 했다.
림 사장은 모더나와 계약이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더나의 유통 계획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도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모두 코로나19 백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설립됐다. 업력이 10년 정도다. 업계에서는 신생 회사 축에 든다. 그럼에도 10년 만에 세계 최대 생산 규모를 보유한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림 사장은 “바이오사업의 가치를 세분화하면 신약 발견, 연구개발(R&D), 제조, 판매, 마케팅 등이 있는데, 우리는 R&D와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준공 중인 네 번째 공장이 완공되면 총 62만리터의 생산 규모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세계 생산의 30%에 달한다. 그는 “100년 이상 된 경쟁사들이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월등하다”고 했다.
그는 “삼성은 항상 비즈니스를 두 가지 방법으로 본다”며 “위기이거나, 기회이거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많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삼성은 이를 역이용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림 사장은 “우리는 경쟁사와 비교해 속도, 유연성, 품질 등의 강점을 갖고 있다”며 “다음 10년을 준비하며 더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선도 바이오기업 조건 갖췄다”
그는 전 세계 바이오산업에 대해서는 “최근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의학적인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여기에는 루게릭병, 헌팅턴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 관련 영역을 포함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추후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림 사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건 2018년이다. 이전에는 제넨텍, 로슈, 리버딥 테크놀로지 등에서 일했다.
그는 이직을 결정한 계기에 대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을 담당하며 삼성전자(005930)처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며 “삼성은 선도적인 바이오 기업이 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삼성과 일하는 건 일생에 한 번뿐인 획기적인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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