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평 윤씨 방화 살인 사건' 80대 피의자, 대법서 무기징역 확정

파평 윤씨 한 종중 내 갈등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져
2019년 시제날 선산서 불 붙은 휘발유 뿌려 10명 사상
"범행 사전에 계획…피해자들 극심한 고통 속에서 목숨 잃어"
  • 등록 2021-01-21 오후 12:00:00

    수정 2021-01-21 오후 1:56:55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같은 종중원에게 불을 질러 3명을 죽이고 7명을 다치게 한 ‘파평 윤씨 방화 살인 사건’의 피의자 80대 윤모 씨에 대해 무기징역이 확정했다.

2019년 파평 윤씨의 한 종중 내 갈등으로 벌어진 방화 살인 사건의 범행 장소 (사진=충북소방본부)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살인 및 살인미수,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 측이 제기한 상고심에서 상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파평 윤씨 어모장군손문중의 종원인 윤씨는 지난 2016년 종중 부동산 매각 대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2017년 가석방된 윤씨는 같은 종원들이 쓴 탄원서가 실형 선고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앙심을 품은 상태였다.

이후 종중 소유 부동산 일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윤씨는 이 사건의 피해자 A씨 등 일부 종원들과 매수인 간 비리가 있었다고 보고 이들을 고소했다. 당시 고소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으나 윤씨는 종중 임원 명의의 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된다. 이에 윤씨는 A씨 등 종원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식의 복수를 결심한다.

이에 윤씨는 2019년 11월 열리는 시제날을 범행일로 택하고 범행 준비에 들어갔다. 윤씨는 범행 전 휘발유통을 구해 휘발유가 잘 뿌려질 수 있도록 개조했다. 또 휘발유통을 보자기로 감싸 시제가 열리는 충북 진천의 묘역에 미리 가져다 뒀다.

범행 당일 윤씨는 종원 20여 명이 절하고 있는 상황을 틈 타 일회용 라이터로 휘발유에 불을 붙인 후 불붙은 휘발유를 피해자들을 향해 뿌렸다. 이로 인해 A씨가 현장에서 즉사했고, 2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또 7명은 2~3도 화상을 입어 미수에 그쳤다.

윤씨는 이밖에 같은 종원들을 폭행하고 종중의 총회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윤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80대의 고령이라는 점을 참작하면서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리 범행도구를 만들고 범행을 연습하는 등 계획적으로 살인범행을 저질렀다”며 “또 사망한 피해자들은 화상사라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생존한 피해자들도 앞으로 상해를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범행의 수단과 방법, 결과가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형량이 무겁다며 제기한 항소심은 물론 이어 제기한 상고심에서도 재판부는 윤씨의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는 점 등을 꼽아 형이 무겁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는 물론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2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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