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족·혼술족'…나 홀로 소비 확산

  • 등록 2016-07-12 오후 3:34:16

    수정 2016-07-12 오후 3:34:16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39세 홍영기 씨는 퇴근 후 인터넷에 소개된 스시집을 찾아다니며 혼자 저녁을 즐긴다. 한달 전 예약을 한 후 먹고 싶은 메뉴를 미리 주문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저녁 식사 후에는 인근 영화관을 찾아 예매해둔 신작영화를 본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 홍씨는 스마트폰에서 음악앱을 켜 블루투스 스피커로 연결해 학창시절 듣던 발라드 가요를 들으며 사온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한다.

이처럼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과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 등 이른바 나 홀로 소비족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1인 가족이 늘면서 문화나 여가 생활을 혼자 즐기는 나 홀로 소비가 대중화되고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트렌드연구소는 12일 빅데이터 분석 결과 영화관에서 영화 표를 1장만 사는 비중은 2011년 19.1%에서 2015년 24.4%로 5.3%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요식업종에서 결제했을 때 나 홀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에는 3.3%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7.3%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남궁설 신한트렌드연구소장은 “혼자 영화관을 가거나 외식을 하고 카페에서 혼술(혼자 술마시기)을 하는 등 나홀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1인 가구의 대표적인 소비 장소인 편의점 매출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올해 하반기 소비 3대 트렌드로 주(酒)·야(夜)·동(動)을 꼽았다. ‘주’는 일상생활에서 가볍게 즐기는 술을 의미한다.

2030세대와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스파클링 와인처럼 낮은 도수 술이 인기를 끌고 있고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볼 수 있는 ‘책맥 카페’도 늘어나고 있다. 또 스타벅스나 폴바셋, 맥도날드는 밤 시간대에는 맥주를 팔면서 가벼운 음주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야’는 밤에 즐기는 문화생활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열대야와 축제에 익숙해진 소비문화, 정부 정책 지원 등으로 영화제 음악 페스티벌 등 여름밤 축제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전망이다. ‘동’은 스포츠처럼 몸으로 즐기는 소비가 늘어남을 의미한다.

남 소장은 “영화제, 뮤지엄 등 풍성한 여름밤 문화행사와 더불어 푸드트럭, 노마딕(유목민) 마켓 등 밤이 즐거운 새로운 시장 문화가 인기를 끌 것”이라며 “역동적인 여름철 특성과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 심화, 기술 진보 등으로 몸으로 즐거움을 만끽하는 트렌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퓨전 피트니스와 에슬레저룩(에슬래틱, 레저룩의 합성어)의 대중화, 스크린 스포츠, VR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형태의 실내 스포츠 문화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연구소는 온라인과 모바일의 발달로 국경 없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카드 결제 기준 오프라인 해외 취급액 증가율이 2010년 대비 2015년 200% 증가했지만 온라인 해외 취급액 증가율은 무려 600%나 상승했다.

남 소장은 “앞으로 1인 가구 증가와 모바일 상거래 활성화로 나 홀로 소비와 국경 없는 소비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며 “IT 기술 진화와 산업의 성숙화로 온·오프라인과 업종 간 융합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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