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 내집을 살까…또 전세로 갈까

재건축·판교 분양 노려볼만..입주 아파트엔 전세물량 많아
  • 등록 2004-02-25 오후 8:54:59

    수정 2004-02-25 오후 8:54:59

[조선일보 제공]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셋집을 옮기고 싶은데 어디가 좋을까” 봄 이사 시즌이 성큼 다가오면서 집 장만이나 전셋집 마련에 나서는 소비자들의 마음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집값이 안정되면서 예년보다 다소 여유롭게 이사 전략을 짤 수 있다고 하지만,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단, 무주택자들에겐 올해 내집마련 길이 상당히 넓어진다. 3월 말쯤 시행될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은 집값의 30%만 있어도 집을 살 수 있고, 신규 분양 아파트도 무주택자 우선 공급 비율이 50%에서 75%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셋집 마련도 쉬워졌다. 작년보다 전셋값이 많이 떨어져 평수를 넓히거나, 다른 지역으로 ‘갈아타기’도 수월해졌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작년보다 3만가구 이상 늘어나 공급 물량도 많아졌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시장이 안정된 만큼 단기적인 시세 차익보다 장기적인 주거 가치와 자신의 주택구입 능력을 냉정하게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집이냐, 중고 주택이냐 내집마련에서 가장 먼저 부닥치는 고민은 ‘중고 아파트냐, 새 아파트냐’이다. 중고 아파트는 새 아파트보다 구조나 마감재, 단지환경이 떨어진다. 반면, 20년 이상된 아파트는 낡았지만, 재건축이란 재료가 있어 집값 상승기에는 투자 가치가 더 높은 편이다. 실제로, 지난 2~3년간 집값 상승은 재건축 단지가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집중 규제로 재건축 투자매력이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해 실거주 목적이라면 새 아파트가 나을 수 있다. 기존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옮긴다면 일단 전세로 살면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는 전략도 괜찮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는 “일단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전세로 사는 부담은 줄었다”면서 “서울 저밀도 재건축, 판교신도시 등 인기지역이 많은 만큼 신규 분양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무주택자 내집마련 수단 넓어져 무주택자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모기지론과 무주택 우선공급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모기지론은 집값의 70%까지 저리로 대출받아 20~30년에 걸쳐 나눠 갚는 제도. 구체적인 시행기준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무주택자와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살 때 우선 대출혜택이 부여될 계획이다. 무주택자 우선 공급제도 역시 내집마련 수요자에겐 관심 대상이다. 3월부터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 중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되는 물량이 종전 50%에서 75%로 대폭 늘어난다. 무주택 우선 공급 대상자는 만 35세 이상으로 최근 5년 내 주택보유 및 당첨사실이 없는 청약통장 1순위자이다. 분양대행사인 ‘더감’ 이기성 대표는 “올해는 잠실, 청담·도곡 등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에서 중소형이 대거 분양된다”면서 “수도권에서는 화성 동탄지구, 지방에서는 충북 오창지구 등이 관심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세 걱정, 새 아파트로 해결 전셋집 장만은 올해 새로 준공되는 아파트나 입주 2년차 주택이 눈길을 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아파트는 29만여가구로 작년(26만여가구)보다 9%쯤 늘어난다. 신규 입주 아파트는 전세 물량이 많고, 시세보다 싸게 나오는 급매물도 구할 수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나 택지개발지구가 편익시설, 학교 등이 잘 갖춰져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수도권에서는 올해 용인 신봉, 동천, 죽전지구 등에 입주물량이 많다. 입주 2년차 아파트도 전세 물량이 많은 편이다. 특히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단지도 적지 않아 평수를 넓혀 가려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닥터아파트 김광석 팀장은 “수원, 용인, 안양 등 수도권은 같은 평수라도 서울보다 평균 1000만~5000만원쯤 전셋값이 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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