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도영 기자] 4·10 총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이 발생한 국민의힘이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비대위원장 인선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현재 당 대표 권한대행인 윤재옥 원내대표가 맡는 것에 당선인들이 공감하며 사실상 윤 원내대표의 ‘결단’만 남은 모습이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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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당선인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 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혁신형 비대위를 할 상황은 아니고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4선 이상 중진 간담회에 이어 당선인 총회에서도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에 의견을 모으며 여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번째(주호영·정진석·한동훈) 비대위를 거치게 됐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이준석·김기현 지도부는 2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현재 당 대표 권한대행인 윤 원내대표나 차기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원장을 지명하거나 직접 비대위원장이 될 수 있다.
당내에선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이끌다가 내달 10일 전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역할을 넘겨주는 방안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2일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 상황에서 원내 수장을 당장 교체하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강원 5선 권성동 의원은 “당장 최고위원회의 역할을 할 기구가 필요하기에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꾸리는 것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5선 윤상현 의원은 “지금은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띄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비대위원장은 변화·사죄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윤 원내대표가 전당대회까지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지내며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중간에 역할을 넘겨주는 등의 혼선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선인 총회에서 윤 원내대표가 전당대회까지 마무리하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다가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겨줄 거면 지금 새 원내대표를 뽑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수도권 4선 안철수 의원도 “윤 원내대표가 이 일(비대위)을 계속하는 것이 연속선상에서 제일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윤 원내대표의 결단만 남은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인 총회에서 “개인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전당대회까지 준비하는 것이 벅차니 따로 (원내대표를) 뽑는 것이 좋겠다. 다만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고 안 의원은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17일엔 당 상임고문 모임에 참석해 당 수습 방안에 대한 고견을 들을 예정이다. 오는 19일엔 22대 총선 낙선자 모임을 열어 총선 패배 원인과 함께 새 지도 체제에 대한 의견도 수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