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까지 짓다가…” 네이버 1784, 비싼 건물된 사연

네이버 1784, 건축 도중에 로봇친화형 건물 목표
수많은 설계 변경 끝에 일하는 문화까지 고려해 건축
1784 관련 특허 출원만 230건 이상
AI로봇 연계한 5G클라우드 솔루션, 내년 상용화
기업 상황에 맞춰 전체 또는 일부 솔루션 도입 가능
  • 등록 2022-06-08 오후 4:04:10

    수정 2022-06-08 오후 9:33:30

네이버랩스 석상옥 대표 (사진=네이버)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제2사옥) 1784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로봇친화형으로 만들려고 한 건 아니다. 5층까지 짓다가 로봇친화형으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설계 변경을 많이 했고 굉장히 비싼 건물이 됐다.”

네이버(035420) 기술연구법인 네이버랩스의 석상옥 대표는 8일 네이버클라우드 강남오피스에 마련한 기술 밋업에서 오랜만에 언론 앞에 나와 1784 신사옥 탄생의 뒷얘기를 풀어냈다. 1784 건축 비용은 약 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1784는 네이버가 야심차게 쌓아올린 미래형 건물이자 거대한 기술 시험장이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5세대통신(5G)·디지털트윈·로보틱스·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융합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라고 볼 수 있다. △자율주행로봇 ‘루키’ △얼굴인식을 통한 시설 이용이 가능한 ‘클로바 페이스사인’ △자동 회의록 작성 및 공유 ‘클로바노트’ △‘네이버웍스 앱’을 통한 온도, 조명, 환기 조절, 식음료 주문 등 서비스 등의 실험이 진행 중이다.

석 대표는 “로봇친화형 건물로 만들자고 하다 보니 굉장히 새로운 것들을 생각해야 되고 그러다보니 특허를 굉장히 많이 냈다. 특허 출원만 230건 이상”이라며 “로봇이 자유롭게 다니기 위해 단차를 없애고 클라우드로 다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1784딜리버리 로봇 루키 (사진=네이버)
그는 1784를 짓는 과정을 소회하면서 올해 사내이사에 오른 채선주 부사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채 부사장이 1784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첨단 기술만이 아니라 일하는 문화까지 고려하게 됐다는 것이다. 석 대표는 “채선주 대외정책 대표가 CCO 직무를 맡던 시절 산하 부서에서 제가 리더 역할을 했을 때, 채 대표가 참여해 새로운 일하는 문화와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말 그대로 1784는 융합 시너지로 탄생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네이버 1784에 돌아다니는 수십대의 로봇은 현재 건축 중인 세종 각 데이터센터에도 활용된다. 세종 각은 최대 60만대 서버가 들어갈 거대한 공간을 갖춰 자율주행 로봇이 다니며 적재적소에 서버를 이동시킬 계획이다.

석 대표는 “자율주행 셔틀까지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내년에 오픈으로 머지 않았다. 일상으로 들어올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네이버는 1784에 실험 중인 기술을 패키지로 구성해 오는 2023년에 상용 솔루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주축은 5G 특화망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 네이버클라우드의 ‘5G 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의 ‘ARC(AI·로봇·클라우드)’다. 이른바 스마트빌딩 솔루션이다.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업 대상으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5G클라우드를 통한 로봇 관제부터 관련 데이터, 로봇까지 전체 솔루션을 도입할 수도 있고 기업 상황에 맞춰 일부만 활용할 수도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박원기 대표 (사진=네이버)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적합한 곳이 있다면 네이버 기술을 다 써도 되고 원하는 기술, 원하는 데이터를 쓸수 있다”며 “기존 클라우드를 쓰거나 자체 데이터센터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덧붙여 “기술의 폐쇄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국내 클라우드를 가지고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제를 분명히 한뒤, 세계 최고 클라우드 사업자로 꼽히는 아마존웹서비스에 대항하는 서비스로서도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없었다면 아마존으로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바뀌어 잡(직업)이 없어지고 IT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박 대표는 “서비스 경쟁력을 가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로 네이버 팀들이 열심히 노력 중”이라며 “대한민국 IT생태계를 온전하게 가져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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