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외화증권 잔액 2.8% 감소…8년 3분기 만에 가장 큰 감소율

한은, 1분기중 기관투자가 외화증권 투자 동향
'채권·주가 하락'에 1년 만에 잔액 감소
  • 등록 2022-06-02 오후 12:00:00

    수정 2022-06-02 오후 9:15:36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외국환은행, 자산운용사, 증권·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이 2.8% 감소해 8년 3분기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1년 만에 감소세 전환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에 채권·주가에서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출처: 한국은행)
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1분기 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기관투자가의 3월말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시가평가 기준으로 3958억8000만달러로 석 달 간 112억8000만달러, 2.8% 감소했다.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작년 1분기 1.7% 감소한 후 3개 분기 연속 증가하다가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감소율로만 보면 2013년 2분기(-3.2%) 이후 8년 3분기 만에 가장 큰 감소세다.

자산운용사의 해외 펀드 설정액이 증가하면서 기관의 해외 증권 순투자는 외려 늘어났으나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주가 하락에 따라 평가 손실이 발생하면서 투자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1분기중 해외 펀드 설정액은 8조6000억원 늘어났다. 달러화로 환산하면 71억8000만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기관투자가별로 보면 보험사가 채권 투자 손실로 인해 73억8000만달러 자산이 줄었다. 자산운용사는 29억3000만달러 줄었고 증권사와 외국환 은행은 9억3000만달러, 4000만달러 감소했다.

상품별로 보면 해외 채권 투자 잔액이 67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작년말 1.51%에서 3월말 2.34%로 무려 0.83%포인트 오르면서 채권 평가 손실이 커졌다. 채권 투자 포지션이 많은 보험사와 자산운용사에서 각각 50억1000만달러, 19억달러 가량 채권 잔액이 줄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하는 외화 표시 증권을 의미하는 ‘코리안 페이퍼’도 일부 보험사의 채권 매도 영향 등에 보험사(19억5000만달러 감소)를 중심으로 30억8000만달러 장액이 감소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 손실도 한몫 했다.

외국 주식은 14억6000만달러 잔액이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주식이 5억8000만달러, 증권사가 5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4.6%, 나스닥 지수가 9.1%, 유럽 유로스탁스50지수가 9.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0.6% 하락하는 등 주요국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 손실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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