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공룡 브로드컴, 왕년의 보안王 시만텍 인수..13조원 규모

WiFi 등 무선통신칩 개발사
지난해 퀄컴 인수 시도도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 포석
  • 등록 2019-08-09 오전 11:37:06

    수정 2019-08-09 오전 11:37:06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더욱 높아진 ‘보안의 중요성’을 본 대규모 인수합병(M&A)이 탄생했다. 미국의 무선통신 반도체 개발사인 브로드컴이 107억달러(약 13조원)에 사이버 보안 업체 ‘시만텍’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브로드컴은 “이번 인수 절차는 2020회계연도 1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만텍은 PC용 백신으로 불리는 ‘안티바이러스(AV)’ 분야에서 ‘노턴’ 제품으로 유명한 업체다. 최근에는 PC 등 IT 단말기(엔드포인트)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엔드포인트 위협탐지대응(EDR)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 등장하는 경쟁사로부터 위협을 받으며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어왔고, 경영자가 자주 교체되기도 했다.

브로드컴은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같은 단거리 무선통신용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로, 무선공유기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제품이 탑재된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두고 있었으나 사업 기반은 주로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경쟁 관계라 할 수 있는 퀄컴을 인수하려고 나섰으나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 속에 장국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무산됐으며, 이후 본사를 미국으로 옮겼다.

브로드컴은 앞서 퀄컴 외에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CA테크놀로지도 19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으며, 이번 시만텍 인수로 IoT 분야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보안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특히 EDR이라는 제품군 특성이 IoT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인텔도 비슷한 포석으로 맥아피를 인수했다가 시너지를 제대로 내지 못해 재매각한 바 있었다”며 “브로드컴도 하드웨어 기업으로서 소프트웨어와 보안이라는 두 가지 특성을 가진 시만텍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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