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가 하려던 효창공원 '성역화', 文정부 재추진한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계기
서울 용산 효창공원, 독립운동기념공원으로 조성
  • 등록 2018-08-16 오전 10:14:44

    수정 2018-08-16 오전 10:14:4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가보훈처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하다 사업이 중단된 이후 9년만이다.

국가보훈처는 16일 “3.1운동과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을 계기로 효창공원을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재조성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효창공원에는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8명의 독립유공자가 안장돼 있지만, 독립유공자의 정신이 깃든 공간이 아닌 한낱 공원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과거 효창원으로 불린 효창공원은 조선 22대 왕 정조가 어린 나이에 사별한 맏아들 문효세자와 그의 생모 의빈 성씨 등을 모신 곳이다. 일제는 조선 왕가의 묘역인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고 왕실의 무덤도 다른 곳으로 옮겼다. 특히 김구 선생은 광복 이후 효창원에 터를 잡고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유해를 이곳으로 이장했다. 유해를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이 곳에 만든이도 김구 선생이다. 일제에 의해 훼손된 효창공원을 항일운동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의미다. 김구 선생은 1949년 암살된 뒤 자신도 이곳에 묻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해 8월15일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효창공원 안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효창공원이 애국선열들의 묘소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관리하는 곳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다.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사적공원’과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공원’으로서의 성격이 강해 애국선열들이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효창운동장을 용산 미군기지 터로 옮기고 효창공원과 합친 17만여㎡를 ‘효창독립공원’으로 성역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효창운동장 대체 축구장 선정 실패와 당시 축구계의 반대로 표류하다 2009년 4월 결국 좌초됐다. 2007년과 2013년 각각 효창공원 국립묘지 승격 추진을 위한 입법이 추진됐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국가보훈처는 효창공원의 성역화를 재추진해 효창공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에 대한 국가의 직접 관리와 독립운동기념공원 조성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체적인 사업 추진방안 마련을 위해 국가보훈처는 8월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관계부처와도 사전협의를 거쳐 2019년에 관련 연구용역 등 독립공원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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