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인수대금 ‘대출 반·펀드 반’..5~7년뒤엔 매각 목표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2014년부터 2년간 신규 공모펀드가 없었다가 지난해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댈러스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9-2`를 출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올해도 미래에셋운용의 호주 교육부 임차 건물 공모펀드를 시작으로 하나자산운용도 미국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임차건물 공모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은행에 돈을 넣어도 수익이 나지 않으니 연 6%대의 수익이 예상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니즈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장기 임차계약이 있는 건물을 사들여 안정적 임대수익과 함께 5~7년내에 되팔아 양도차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미래에셋운용이 17일까지 투자 모집중인 호주 캔버라빌딩은 호주 교육부가 2025년 5월까지 100% 임차한 건물로 인수대금에 필요한 자금 3124억원이 공모펀드(1410억원)와 부동산담보대출(1714억원)로 조달된다. 만기 기간은 5년반인데 만기 1~2년전부터 매각을 준비해 3150억원 이상에 되팔면 원금 손실 없이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다. 그동안엔 연 3.35%씩 상승하는 임대수익을 얻게 된다. 4년만기로 대출을 받는데 연4% 고정금리로 협상중이다. 이에 따라 연 4~6%대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형식적으론 싱가포르에 SPC를 설립하고 SPC가 빌딩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작년 진행된 미래에셋운용의 미국 댈러스빌딩(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 2037년까지 임차)도 인수대금에 총 9786억원이 필요해 절반 가량인 5247억원은 대출받고 공모와 사모펀드로 각각 3000억원, 1539억원을 조달했다. 댈러스펀드는 15일 현재 설정 후 4.26%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환변동성·대출금리 상승·매각손실 3대 리스크
실제 2007년 3월 출시된 ‘한국WW베트남부동산개발특별자산1’펀드는 한비엣타워 등 3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 완공 후 매각을 통해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만기인 2014년을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매각이 잘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돈이 묶여있는 상태다. 미래에셋의 호주 교육부 임차 건물과 미국 댈러스 빌딩 펀드는 모두 100% 환노출 상품이다. 하나자산운용이 출시한 나사 임차 건물 펀드는 50%만 환헷지를 했다. 환헷지 부문에선 미국보다 유럽 부동산이 더 유리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차로 인해 미국 건물의 경우 환헷지를 하면 수익률이 0.5~1% 가량 차감되는 반면 유럽은 환헷지시 1% 가량 플러스된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투자설명이 여타 펀드보다 복잡하고 투자위험도 `높은위험(2등급)`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비싼편이다. 판매사 선취수수료가 투자금액의 2%이고 연간 보수는 0.4~0.7% 수준이다. 매 회계연도마다 분배금이 지급되지만 이는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아울러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 대금의 절반이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기 때문에 임대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해도 대출금리 상승이 가팔라지면 펀드 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경쟁으로 매입가액의 고평가 논란도 제기된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환리스크에 대한 위험도 있고, 좋은 물건을 고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