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러시아가 제출한 이·팔 휴전 결의안 부결

러·중국 등 5개국 찬성, 미국·영·프·일 등 4개국 반대
美 "하마스 비난 않은 러, 테러 옹호…위선적"
러 "서방 이기주의 때문에 결의안 채택 안돼" 발끈
  • 등록 2023-10-17 오후 3:05:56

    수정 2023-10-17 오후 3:05:5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러시아의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거부당했다고 CNN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사진=AFP)


러시아는 이날 유엔 안보리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으나, 찬성 5표, 반대 4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러시아와 우방국인 중국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모잠비크·가봉이 찬성표를 던졌고,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이 반대에 투표했다.

CNN은 결의안 통과를 위한 최소 득표수도 채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라면 상임이사국인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국의 만장일치 찬성과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러시아는 하마스를 비난하지 않음으로써 무고한 민간인을 잔인하게 희생시키는 테러리스트 집단을 옹호하고 있다”며 “이러한 러시아의 행태는 터무니없고 위선적이며 변명할 여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영국 유엔대표부 대사도 “우리는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비난하지 않는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표도 “러시아의 결의안 초안엔 몇 가지 필수 요소가 부족하다”며 “안보리는 브라질이 제안한 초안을 중심으로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가자지구 내 민간인 보호 및 인도주의적 지원 보장에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이같은 반대 의견들에 발끈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인 바실리 네벤자는 “서방 국가들의 이기적인 의도 때문에 결의안이 채택되지 못했다”며 “유엔 안보리는 다시 한 번 서방 국가들의 욕심 때문에 볼모가 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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