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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맥코맥 피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대해 “잠재적인 경기 침체에 대한 예측보다는 적자와 정부 부채 증가로 특정되는 중기 재정 전망에 근거한 것”이라며 “재정 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 합의되고 실행된다는 확신이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의 부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피치는 국내총생산(GDP)대비 미국 부채가 올해 112.9%에서 2025년 118.4%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는 ‘AAA’ 신용등급을 받는 국가들의 평균보다 39% 가량 많은 수준이다.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22년만에 최고치로 상향 조정하면서 차입 비용도 크게 늘었다. LPL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결국 재정 적자를 억제하지 못하면 소비자의 재량 소득이 상당히 줄어들 정도로 세금이 인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함에도 재정 악화, 부채 증가가 우려되는 이유는 이를 해결할 만한 거버넌스가 제대로 구성될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리처드 프랜시스 피치 수석이사는 같은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신용등급을 내린 이유로 재정 우려, 거버넌스 악화와 함께 2021년 1월 6일 폭동(insurrection)에 따른 정치적 양극화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피치가 지목한 폭동은 미국 대선이 치러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지 두 달이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불법 점거한 사건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 거버넌스의 악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피치는 판단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향후 또 다른 정치적 싸움과 정부 셧다운 가능성에 대비해 예산 절차를 정비하라는 신호라는 전문가 제언도 나오고 있다.
프란시스 이사는 앞으로 미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 여부에 대해 “GDP 대비 부채가 안정화되고 부채 상한이 영구적으로 유예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