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민 삶의 질 저하 원인 '주거용오피스텔' 규제 시급

일산동구 오피스텔 거주율 16.8% '전국최고'
산업·자족 시설 부족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
"주거용지 공동주택과 비슷한 규정 적용해야"
市 "오피스텔 용적률 제한 조례 개정 최선"
  • 등록 2023-07-24 오후 4:21:24

    수정 2023-07-24 오후 7:45:13

[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일산신도시를 비롯한 고양시 일대 우후죽순 들어선 주거용오피스텔로 인한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거지역의 공동주택과 상업지역의 주거용오피스텔 모두 사실상 주거를 위한 목적으로 건설되지만 주민편의시설 설치 의무가 없는 오피스텔이 난립하면서 도시경쟁력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킨텍스 주변 일반 공동주택과 뒤섞여 한창 공사중에 있는 사실상 주거용도의 오피스텔.(사진=고양특례시 제공)
24일 경기 고양특례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고양시 오피스텔 거주비율은 8.8%로 경기도내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 중 가장 높다.

이는 서울(5.7%)과 경기지역(4.2%)의 평균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고 비슷한 인구규모의 성남시(7.8%)와 부천시(5.6%), 수원시(4.3%), 용인시(2.6%)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더욱이 주거용오피스텔이 밀집한 일산동구의 오피스텔 거주비율은 16.8%에 달한다.

킨텍스 인근 부지는 당초 국제회의 업무지원 시설이 입주하도록 계획됐지만 주거용오피스텔이 대거 들어섰고 대화역·백석역 주변 등 역세권 상업지역은 물론 최근 개발된 삼송역 주변 상업지역 역시 고층 오피스텔이 점령했다.

주거지역이 아닌 상업지역에 주거용오피스텔, 즉 주거시설이 들어서면 지구단위계획 상 주민편의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

결국 신규 입주자들을 위한 학교부지 확보는 물론 어린이집, 놀이터 등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필수 편의시설이 없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 안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 원흥역 및 킨텍스 주변 주거용오피스텔이 기존 인구계획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초등학교 신설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이곳 초등학생들은 1.5㎞ 떨어진 학교로 통학을 하고 있다.

이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고양시 차원에서 개정을 추진한 ‘도시계획조례’ 역시 시의회의 소극적인 태도로 무산됐다.

개정안은 상업지역에 건축하는 주거용오피스텔의 주거용 비율을 일반주거지역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도 상업지역을 ‘상업이나 그 밖의 업무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시는 조속한 ‘도시계획조례’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경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기북부지부장은 “주거용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처럼 주거용으로 사용되지만 공동주택 건설 시 필요한 여러 규정에서 제외되는 부분이 많아 이곳 입주자들은 물론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도 생활의 불편함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거용오피스텔 건설 시 공동주택에 준하는 제도를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주거지역보다 2~3배 높은 고밀개발이 현행대로 유지되면 입주자들은 열악한 주거 여건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시민들에게 쾌적한 거주환경을 제공하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주거용오피스텔 용적률 제한 등 조례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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