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3년 만에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방위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K-방산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상 규모만 60억 달러(약 7조710억원)에 달해 사우디아라비아는 폴란드 이후 최대 수출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1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공식 방한한 모하메드 왕세자와 한남동 관저에서 만나 회담 및 오찬을 함께하며 양국관계 발전 및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및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모하메드 왕세자는 “에너지, 방산, 인프라·건설의 세 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월 예멘 내전 개입을 이유로 미국산 무기 수입이 금지돼 국산 무기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반군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요격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인 천궁-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LIG넥스원은 UAE와 35억 달러(약 4조68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LIG넥스원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 보안시설을 방호할 수 있는 요격체계 시스템과 대전차유도미사일 ‘현궁’을 수출하기도 했다.
| 천궁 지대공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
|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는 한화디펜스가 개발 중인 고성능 복합대공화기 비호-Ⅱ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호-Ⅱ는 기존 복합대공화기인 ‘비호복합’ 보다 탐지·추적 능력과 화력이 증대된 무기체계다. 30mm 자주대공포(비호)에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인 신궁을 포탑 양쪽에 장착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대 3조원 규모의 신형 호위함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사우디 국영 에너지업체 아람코 등과 합작해 만든 현지 조선업체 IMI를 통해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3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한화와 1조원에 가까운 방산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군용탄 제조업체인 풍산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와 1500억원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