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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전망치 하향한 엔비디아
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67억달러(약 8조 7500억원) 로 예상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5월 내놓았던 전망치(81억달러) 대비 17% 하향 조정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는 81억 2000만달러였다. 엔비디아는 오는 24일 공식 분기 실적을 내놓기 전에 예비치를 이날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를 전문업체인 팹리스다. 퀄컴, AMD,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과 함께 대표적인 팹리스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주력 제품은 그래픽 저장장치(GPU)다. GPU는 게임기, 가상자산 채굴, 인공지능(AI) 등에 쓰인다.
닌텐도의 콘솔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의 2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한 4141만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또다른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엑스박스 매출액이 1년 전보다 11% 줄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은 그나마 성장세는 유지했으나, 향후 판매량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로이터통신은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자유소비재(굳이 없어도 상관 없고 있으면 더 좋은 PC, 게임기, 자동차, 레저 등과 관련한 제품)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팬데믹 동안 GPU를 확보하려고 혈안이었던 수요가 일상 복귀와 함께 급격히 감소했다”며 “거시경제 여건이 바뀌면서 반도체 수요 감소 흐름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응해 가격과 재고 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기 침체發 반도체 겨울 오나
가상자산의 급격한 약세 역시 실적 부진의 이유다. JP모건의 샌딥 데샤판데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가상자산이 약세로 돌아선 탓에 가상자산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 칩의 판매량이 큰 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침체 공포와 직결돼 있다.
월가에서는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로젠블랫증권의 한스 모제스만 반도체 분석가는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면서도 “그 폭은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반도체의 겨울’이 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다른 주요 팹리스인 AMD의 리사 수 CEO는 최근 “경기 둔화 흐름 속에 PC 게이머들이 지출 규모를 낮추고 있다”며 “고가의 그래픽 침 수요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경고와 비슷하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칩을 주로 설계하는 퀄컴도 최근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30% 폭락한 177.93달러에 마감했다. 퀄컴(-1.60%), AMD(-2.19%), 브로드컴(-1.07%) 등의 주가 역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