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 지원하면 대학생 반값등록금 실현"…등록금 갈등 사그라들까

국가 장학금 혜택 대학생 '절반'…반값등록금 정책 추진
"학생 부담 줄겠지만…대학 진학률 높일수도" 부작용 우려
  • 등록 2021-06-25 오후 5:18:39

    수정 2021-06-25 오후 5:18:3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여당이 약 2조8000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대학 ‘반값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대학 진학률을 높여 한계 대학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유 부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교육위원장)의 반값 등록금 관련 질문에 “현행 국가장학금 예산에 2조8000억원이 추가되면 고지서상 반값 등록금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2009년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됐지만 실질적인 반값등록금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이 절반 수준인 상황에서 근본적인 등록금 부담 경감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예산 확보를 위해)최대한 재정당국과 협의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대학(전문대 포함)의 연간 등록금 총액은 12조5000억원이다. 국가장학금은 3조4000억원이 지급됐는데 여기에 약 2조8500억을 지원하면 등록금 총액의 절반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4년제 사립대 등록금은 평균 784만원으로 OECD 상위 수준이지만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는 학생은 전체 대학생 213만명 중 48~50%에 불과한 상황이다.

교육계에서는 대학 재정의 등록금 의존도가 60% 이상인 상황에서 반값 등록금이 실현된다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재정 투입에 비해 고등 교육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미미하고 등록금 지원을 받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요가 늘어날수 있어 한계대학의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어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인해 대학에 갈 필요가 없는데도 지원을 받기 위해 진학하는 수요가 생길수 있어 한계대학들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부작용이 생길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들도 반값 등록금은 환영한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등록금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해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등록금의 50% 이상을 지원받는 학생이 전국 270만 대학생 중 3분의1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값등록금 예산 추가 편성은 환영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 정책을 추진하며 등록금 반환에 대한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이미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넘기겠다는 말과 같다”면서 “1년 6개월 이상 지속된 학습권 피해에 대한 등록금 반환 목소리를 무마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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