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달 탐사' 프로젝트 '첫 발' 떼지만...

'2000억 규모' 1단계 사업 예타 통과..2017년 시험용 달 궤도선 발사
예산확보·기술개발 등 줄줄이 난항.."어려움 있지만 최선 다하겠다"
  • 등록 2014-09-25 오후 4:42:49

    수정 2014-09-25 오후 4:42:49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2020년 달 탐사’ 프로젝트가 예산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과학분야 공약사업이 이제 첫 발을 떼게 됐지만 실제 발사까지는 난항의 연속이 될 전망이다.

25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날 미래창조과학부에 달 탐사 1단계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는 결과를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달 탐사 1단계 사업은 오는 2017년 시험용 달 궤도선 발사와 심우주 통신용 지상국 1기 구축 등이 골자이다. 미래부는 당초 1단계 사업의 예산으로 2600억원을 요청했지만 심의과정에서 600억원이 삭감된 2000억원으로 확정됐다.

2017년 궤도선 시험발사..2020년 궤도선·착륙선 본 발사

달 탐사 프로젝트는 크게 시험발사 성격의 이번 1단계 사업과 2020년 ‘한국형발사체’(KSLV-2)를 이용해 총 550kg 무게의 무인 달 탐사선(궤도선과 착륙선)을 정식발사하는 2단계 사업으로 나뉜다.

이 프로젝트는 1단계 사업이 꼭 성공해야 2단계 사업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삭감된 600억원도 2단계 사업에 대한 선행연구 예산이었다. 2단계 사업예산은 현재 5500억원 가량으로 잠정 책정된 상태다.

미래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에 따라 2017년 먼저 외국 발사체를 이용한 달 궤도선 시험 발사에 성공해 성능을 입증해야 한다. 항우연을 중심으로 국내 15개 출연연구기관들은 우리 기술로 달 궤도선을 개발, 제작한다. 이들 기관은 올 초부터 자체 예산을 들여 달 탐사 기반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달 궤도선은 인공위성과 많이 비슷하다”며 “우리가 위성 개발 경험이 많기 때문에 궤도선 제작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맺은 연구협정을 통해 우주탐사용 궤도설계와 달 궤도 진입기술 등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국내 구축되는 1기의 심우주 통신용 지상국만으론 달 탐사선과 24시간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가로 NASA의 지상국도 이용할 계획이다.

‘2020년 달 탐사 프로젝트’ 형상도. 달 표면에 탐사로봇(왼쪽)과 착륙선이 있고 달 상공에 궤도선(우측 상단)이 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예산확보부터 기술개발까지 ‘험난’

그러나 당장 예산확보부터 여의치 않은 등 향후 사업추진 과정은 사실상 첩첩산중이다.

우선 예타결과가 이날 공식 확정된 탓에 미래부의 2015년도 예산안에는 1단계 사업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미래부는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소관 상임위원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을 통해 예산 반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현재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도 이 프로젝트에 의구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이후의 개발계획이 불투명한 것도 문제다. 특히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달 착륙선과 착륙과정의 경우 한국은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 아직 NASA나 유럽우주국(ESA) 등 선진국 우주개발 기관과 협력도 약속되지 않은 상태다. 항우연 관계자는 “착륙 전과정 등 달 탐사의 모든 과정을 우리가 단독으로 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달 궤도선과 탐사선이 제대로 개발되도 이들을 실제 달까지 실어나를 KSLV-2가 2020년까지 제때 개발되야 이번 달 탐사 프로젝트 실현도 가능하다.

미래부 관계자는 “시험단계인 1단계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야 본 사업(2단계)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2020년 우리가 만든 발사체로 우리가 만든 달 탐사선을 보낸다는 기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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