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현대그룹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잠재우는 한편, 그룹의 적통성을 인정받는 효과를 얻게 됐다. 아울러 재계 순위도 1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날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의 주가는 밑으로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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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이를 두고 과도한 인수자금 조달로 인해 인수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우려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주가 전망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5조원이 넘는 인수자금이 결국 그룹 계열사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전용범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서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는 인수 대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와 관련된 유상증자 이슈가 주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현대상선을 포함한 현대그룹주 주가에 당분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부담이 현대건설에까지 영향을 줄 거라는 시장의 우려가 투심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금액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현대그룹이 어떻게 인수자금을 조달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경우에 따라선 현대건설 자산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력한 인수후보로 점쳐졌던 현대차 주가는 의외로 선방했다. 현대차 주가는 전일대비 2.5% 오른 18만1000원을 마감했다. 기아차도 0.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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