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고립·은둔’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였다. 집에 틀어박혀 대화를 단절한 아이를 밖으로 꺼내기 위한 부모의 목소리는 절절했다.
강덕규(31) 청소년상담사는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학부모의 도움 요청 전화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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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연령은 △초등학생 3명 △중학생 13명 △고등학생 13명 △25세 미만 성인 5명 등으로 갈수록 저연령화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아이들이 상처받은 이유는 어른의 눈으로 보면 사소하다. 친구 없이 혼자 하는 등교, 반겨주는 친구가 없는 교실 등에서 아이는 스스로 외톨이로 규정한다. 그리고 어느새 작은방으로 도피해 은둔을 택한다. 이를 사소한 일로 치부하면 이들을 치유할 수 없다.
강 상담사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애정과 관심”이라며 “부모에게 지지받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또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친구들에게 쉽게 다가가거나 관계 노력과정에서의 성공경험이 별로 없다 보니 어느새 학교에 가지 않겠다, 혼자 있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면서 고립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강 상담사는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정서적 지지를 해주면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게 생긴다”며 “마음을 단단하게 걸어잠근 아이들은 더 오래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다섯 번쯤 갔을 때 아이에게 상담사는 한마디를 건넸다. “다음 주에 상담 올까?” 당시에 대답해주지 않던 아이는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라는 짧은 손 편지를 써줬다고 한다.
그는 “지칠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눈 맞춤을 해주면 힘이 난다”고 뿌듯해했다. 강 상담사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고립·은둔 청소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지금이 아니어도 괜찮다.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물어보고 싶다면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