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욕 즐기는 ‘큰바다사자’…부산·울산서 잇따라 발견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큰바다사자’가 이틀 연속으로 동해에서 목격됐다.

13일 오전 울산 남방파호안 인근 해상에서 발견된 큰바다사자.(사진=뉴시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울산 남방파호안 인근 해상을 지나던 선박이 해양 구조물인 등부표에 올라타 있는 바다사자를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확인한 결과 해당 동물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해양보호종 ‘큰바다사자’로 확인됐다.

이날 녹색 바다 등부표 위에 올라가 있던 큰바다사자는 해경이 출동하자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12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 인근 해상 등부표 위에서 발견된 큰바다사자.(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12일에도 부상 기장군 앞바다 노란색 등부표 위에서 큰바다사자 한 마리가 발견됐다.

당시 인근 해상을 지나던 한 어선 선장이 “물범 같은 동물이 부표 위에 갇혀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해경은 막대기 등 도구를 이용해 부표를 치거나 동물을 밀어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큰바다사자는 주로 북태평양 연안에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다. 큰바다사자의 집단 서식지가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와 제주 해역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고수온 현상으로 등부표 위에 올라왔다고 보기는 어렵고, 단순히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1에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일반 시민이 큰바다사자를 만날 경우 큰 소리를 내거나 가까이 접근하시면 안 되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서 해양경찰이나 국립수산과학원으로 신고해주시기 바란다”며 “공격성이 있는 맹수기 때문에 일반인이 육상에 올라온 바다사자를 해상으로 보내는 행위는 위험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