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독일이 다시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로 전락했다.”
독일 민간 싱크탱크인 Ifo 경제연구소의 한스 베르너 신 명예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에서 CNBC와 만나 “(독일 경제의 부진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CNBC가 4일 보도했다.
| 독일 민간 싱크탱크인 Ifo 경제연구소의 한스 베르너 신 명예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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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지난 1990년대 통독 이후 막대한 통일 비용과 실업률 급등 탓에 유럽의 병자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CNBC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 최근 제조업이 정체되고 나라 전체가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별칭이 다시 등장했다”고 전했다. 독일은 지난해 5월 거의 30년 만에 처음 10억유로(10억3000만달러·1조4000억원)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6월 187억유로의 무역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신 명예소장은 또 “독일을 유럽의 병자로 묘사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독일의 지속가능성 목표의 타당성에 대해 의심하는데 비롯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오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의존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독일의 탄소중립 계획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가스에서 벗어나려는 독일의 행보를 두고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 명예소장은 “독일이 풍력 혹은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에 의존할 경우 기업이 변동성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독일의 이런 문제들은 점점 인기를 얻어가는 우파 정당들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