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기회 놓치면 어떡해”…美 IPO 시장 몰리는 투자자들

뉴욕 증시 랠리 이어지며 오디티테크 증시 안착
IPO 첫날 폭등…“마치 호황 때와 같은 분위기”
500억달러 규모 ARM 등 기대주 줄줄이 상장 예정
  • 등록 2023-07-25 오후 4:21:59

    수정 2023-07-25 오후 7:21:42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긴 잠에 빠졌던 기업공개(IPO) 시장도 다시 활력을 얻고 있다. 하반기에는 올해 IPO 최대어인 ARM을 포함해 주목받는 기업들의 상장이 예고돼 설사 돈 벌 기회를 벌지 못할까 안달인 투자자들이 늘어날 조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지난 몇 주 동안 IPO 부활에 필요한 주요 장벽이 제거됐다고 보도했다.

오디티테크 관계자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나스닥 상장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나스닥)
포모란 ‘나만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증상을 나타내는 용어다. 주식시장에서는 혼자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서둘러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을 나타내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WSJ는 이를 두고 자금 손실(losing money)에 대한 두려움이 기회 손실(Missing Out)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2021년말부터 IPO 시장은 거의 멈춘 상태였다. 이는 IPO 시장이 금리 수준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IPO 투자자들은 상장 당시에는 수익을 내지 못해도 앞으로 큰 수익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뛰어든다.

자금 조달이 수월한 저금리 국면에서는 이러한 투자가 많을 수 있지만 고금리로 유동성이 줄어들면 투자 여력도 줄어들게 된다.

금융정보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를 통해 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91억달러(약 11조6000억원)로 지난 10년간 같은기간 평균인 270억달러(약 34조5000억원)의 3분의 1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그간 부침을 겪던 뉴욕 증시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IPO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미국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변화(피벗)가 예상되면서 변동성은 낮아지고 다시 위험자산 선호 양상이 커지고 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스타트업들도 비용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됐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이 예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IPO 시장이 반등했다고 느끼게 된 계기는 지난주 상장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화장품을 만드는 오디티테크의 성공적인 상장이었다.

이달초 오디티테크 로드쇼(기업 설명회)에 참석했다는 한 펀드매니저는 WSJ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호황기(boom times) 때와 비슷한 열띤 분위기에 놀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로드쇼가 끝나갈 때 투자자들은 100억달러 규모의 오디티테크 주식을 주문했다고 WSJ는 전했다.

성공적인 공모 과정을 거친 오디티테크는 상장 첫날인 지난 19일 47.53달러로 시가대비 35.8% 급등했다. 24일 현재 주가는 이보다 더 오른 49.67달러다.

앞으로도 IPO 시장은 당분간 활기를 띨 전망이다.

WSJ는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은 인용해 영국 칩 설계업체인 ARM이 이르면 오는 9월 중순 상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RM의 기업 가치는 500억달러(약 63조8000억원)가 목표로 올해 최대 규모의 공모가 될 예정이다.

같은달 클라비요도 증시 데뷔를 앞뒀다. 이메일 자동화 마케팅 플랫폼인 클라비요는 2021년 사모펀드 자금을 모집할 때 95억달러(약 12조1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독일 신발 제조업체인 버켄스탁도 가을철 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70억달러(약 8조9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1위 개인간(P2P) 차량 공유업체인 투로, 온라인 쇼핑몰 인스타카트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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