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 속 헌터들이 아닌 현실판 ‘포켓몬 헌터’들이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 헌터들의 실체는, 다름 아니라 포켓몬빵에 들어있는 ‘띠부띠부씰(띠고 붙이고 띠고 붙이는 스티커)’을 수집하는 소비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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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이 지난달 23일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소비자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유통가 ‘초대박’ 제품에 등극했다. SPC삼립이 1998년 처음 포켓몬빵을 출시했을 당시 띠부띠부씰을 모으던 MZ세대 소비자들이 추억에 이끌려 지갑을 열면서 이날 기준 무려 610만개 이상이 팔려나갔는데 띠부띠부씰 중 희귀하다고 알려진 ‘뮤’와 ‘뮤츠’를 구하려는 소비자들의 열기가 특히 뜨거운 모양새다.
포켓몬빵 재출시를 주도한 윤민석 SPC삼립 베이커리 마케팅실 과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비대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포켓몬빵의 띠부띠부씰은 동일한 확률로 동봉돼 있다”며 “다만 뮤와 뮤츠만 확률을 조정해 한정 수량으로 동봉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에 담긴 포켓몬의 세계관을 포켓몬빵에도 그대로 담기 위해 노력했으며, 포켓몬 세계에서도 만나기 힘든 희귀한 포켓몬인 뮤와 뮤츠를 찾는 재미를 실제로 느껴보길 바라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포켓몬빵 재출시 과정 역시 첫 출시 당시의 추억을 되살리는, 즉 ‘기본’에 집중했다고 한다. 윤 과장은 “SPC삼립 고객센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포켓몬빵을 재출시해달라는 문의가 꾸준히 이어져왔다”며 “특히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과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가장 많았던 제품으로 품질 개선과 함께 과거의 맛을 재현해 소비자들의 추억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종류의 제품들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기 보단 과거에 있던 제품의 맛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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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묻는 김에 ‘띠부띠부씰만 따로 팔 가능성’과 ‘포켓몬빵과 함께 추억의 빵으로 꼽히는 국진이빵·핑클빵 재출시 가능성’을 함께 물으니 “계획없다”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비록 회사 자산이긴 하지만 띠부띠부씰 159종을 모두 갖고 있어 요즘 유일한 자랑거리라는 윤 과장은 회사로부터 인센티브 등을 약속 받았냐는 질문에 “선후배들과 동료들로부터 고생했다는 별도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다.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최근 포켓몬빵이 판매되는 매장에서 띠부띠부씰을 확인하기 위해 빵을 훼손하는 등 부작용 사례에 대해선 “과거 포켓몬빵을 처음 출시했을 때도 빵을 훼손하면서까지 띠부띠부씰을 확인하려는 해프닝들이 있었기 때문에 재출시 전부터 제품을 뜯지 않고서는 띠부띠부씰을 절대 확인할 수 없게끔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다. 매장 점주들과 다른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을 소중히 다뤄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있어 포켓몬빵은 자식과 같은 존재”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노력해 제품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