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접종 보건소 '폭파·방화 협박'…경찰 내사 착수

[이데일리 이소현 조민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보건소와 관련 의료진이 협박당한 것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경찰서는 종로구 보건소와 담당 간호사에게 다수의 협박전화와 문자가 왔다는 것과 관련,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사건을 접하고 내사에 착수한 상태로 사실 관계 확인은 아직 더 필요하다”며 “관계자 등을 불러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23일 종로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일각에서 AZ 백신이 아닌 다른 백신으로 바꿔치기해 접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캡 열린 주사기로 주사약을 뽑고 칸막이 뒤로 가더니 캡이 닫혀 있는 주사기가 나왔다’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문 대통령에게 접종을 앞두고 주사액을 소분한 주사기가 칸막이 뒤에서 다른 주사기로 바뀌었을 것이란 의혹 제기다.

이런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종로구 보건소와 종로구청 등에 ‘불을 지르겠다’, ‘폭파시키겠다’, ‘(정부의 설명이) 거짓말인 것을 아니까 사실을 밝히라’는 등의 협박 전화가 잇따랐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보건소 내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라는 등 요구를 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잇따른 협박전화에 종로구는 보호를 위해 담당 간호사를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문 대통령에게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에 신변보호 전담사를 배치해 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를 통해 협박 등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예정”이라며 “백신 관련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방역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백신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 방역 당국은 바늘 오염을 막기 위한 상식적인 행동이었다고 해명하면서 해당 게시글은 허위정보로 불안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난 24일 경찰에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 책임 관할로 지정된 대구경찰청이 허위 게시글 내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