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디지털 사각' 사라진다… 2019년부터 우버·P2P·에어비앤비도 반영

한은, P2P 등 일부 디지털·공유경제 미포착
기초자료 확보 등 2019년 기준연도 개편시 반영
  • 등록 2017-05-29 오후 12:00:00

    수정 2017-05-29 오후 12:58:2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게임사에 다니는 김모(남·31). 그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 카풀(car-pool) 중개 앱을 통해 찾은 라이더(탑승자)와 함께 퇴근길에 오른다. 판교 내로 이동거리가 짧아 라이더를 태우고 받는 금액은 건당 3000~4000원 정도다.

김씨는 “카풀 같은 공익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같은 업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여행을 즐겨 다니는 권모(40·여)씨는 해외여행 때마다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에 묵고는 한다. 현지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부엌에서 음식도 직접 요리할 수 있어 비용도 아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들 모두 온라인으로 거리나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숙박부터 자동차, 돈, 지식 등이 오가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그간 포착하지 못한 디지털·공유경제를 반영한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2019년 3월 발표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한은에 따르면 GDP 통계에서 간과된 공유경제에서 숙박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숙박공유는 자신의 집을 일정 기간 빌려주는 서비스로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되면 숙박업 통계로 파악 가능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숙소의 경우 통계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개인과 개인 간(P2P) 차량 공유서비스 등 GDP 통계에 포착되지 않은 디지털·공유경제 규모를 모두 합쳐도 연간 명목 GDP의 0.005% 안팎에 불과하다고 한은은 추정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GDP는 1637조원으로 미처 반영하지 못한 숙박공유서비스는 819억원가량인 셈이다.

한은은 이외의 디지털·공유경제 상당수가 이미 GDP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했다. 개인끼리 자금을 빌려주는 P2P는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등을 통해 거래토록 해 통계에 이미 포착했다는 것. 구글이나 유튜브 등으로 사용자가 무료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광고 등 간접적 수익으로 GDP에 대체 반영됐다.

위키백과나 지식을 제공하는 블로그 등 경제적 수익이 없지만 사용자 스스로 노동력을 기부해 무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경우 경제적 수익 없어 GDP에 따로 집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한은의 평가다.

앞으로 디지털·공유경제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규모를 파악해 GDP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확대할 계획이다. 시점은 GDP 기준연도가 2010년에서 2015년으로 개편되는 2019년 3월로 예정됐다. 이를 위해 올해 3분기 디지털·공유경제 사업모델을 조사한 후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산업의 생산규모 등을 추정해보기로 했다.

아울러 GDP 내에서 디지털·공유경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따로 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GDP가 국제적 기준인 SNA에 따라 편제된다는 점에서 국제적 합의가 이뤄진 후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현정 한은 국민계정연구반장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개인 간 거래는 GDP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초통계를 확충하는 등 GDP 통계에 디지털·공유경제를 충실히 포착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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