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인 6명 경제스파이로 기소…中과 갈등재연(종합)

  • 등록 2015-05-20 오후 3:31:04

    수정 2015-05-20 오후 4:43:12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문제 등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인 6명을 산업 스파이 혐의로 고발했다. 중국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 않지만, 얼마전에도 양국이 산업 스파이와 사이버 해킹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보였던 사안인 만큼 이번에도 신경전이 예상된다.

미국 법무부는 자국 기업의 영업 비밀을 훔쳐 중국 정부에 제공한 혐의로 교수 2명 등 중국인 6명을 산업 스파이 혐의로 기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장에서 미 법무부는 이들 6명이 아바고 테크놀로지와 스카이웍스 솔루션 등 미국 기업들의 무선 관련 기술을 빼내 중국 톈진대학과 공모하고 이를 중국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유출한 것은 박막체적탄성파공진기(FBAR)라 부르며 무선기기의 불필요한 주파수를 걸러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더 작고 효율적인 무선기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일부 기기의 경우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이번에 기소된 6명 가운데 한 명인 하오장(36) 톈진대 교수는 지난 16일 중국에서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직후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서 체포돼 현재 구금된 상태다. 나머지 5명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와 웨이팡(35) 교수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함께 유학한 후 스카이웍스와 아바고에서 일했다. 이후 톈진대학에서 FBAR 기술을 활용한 공장을 세우자는 제안을 받아 지난 2009년 나란히 중국행을 택했다. 이들은 해당 기술을 이용해 장비를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중국 톈진대학과 함께 합작법인(JV)을 설립했으며 기업 및 군과 기술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도 반발하고 있다. 홍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이같은 이유로 중국인들을 기소한데 대해 매우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우리 국가의 이익과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적극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다툼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과거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해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나라가 껄끄럽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최근 미국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각국과의 영유권 분쟁이 치열한 남중국해에 군함과 군용기 배치를 검토하자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산업 스파이 추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법무부는 5명의 중국 군인들을 해킹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3월에는 2명의 엔지니어가 듀폰에서 백색물감 제조 기술을 훔쳐내 중국 기업에 판매한 혐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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