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채굴 난이도, 이번에도 비트코인 끌어 올릴까 (영상)

비트코인 가격 하락 와중에 해시레이트·채굴난이도 올라
통상 채굴난이도 높아지면 비용 올라가 비트코인도 상승
채굴자 어려움 장기화로 비트코인 매물화 가능성 우려
채굴자 `무조건적 항복` 나온 뒤에야 가격 반등 기대할 만
  • 등록 2022-10-18 오후 3:38:12

    수정 2022-10-18 오후 3:38:12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여전히 2만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해시레이트(hashrate)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는 블록 높이 75만8138에서 초당 325.11엑사헤시(EH/s)를 넘어서면서 지난 5일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앞질렀다. 더구나 최근 블록 생성 간격이 블록당 10분 미만을 유지하고 있어 오는 23일 또 한 차례 상승이 예상된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총 연산처리능력을 측정하는 단위로, 쉽게 말해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와 비트코인 채굴 원가를 보여주는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재 하나의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35.6조해시를 필요로 한다. 이는 2주 전에 비해 13.55%나 증가한 것으로, 최근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난이도 알고리즘은 비트코인 코드에 프로그래밍돼 각 코인이 10분이라는 일정한 속도로 채굴되도록 함으로써 네트워크를 안정시킨다. 경쟁이 너무 심하면 블록이 너무 빨리 생성되니 난이도가 올라가야 하고, 경쟁이 적으면 블록 생성이 느려져 난이도도 내려간다.

채굴 난이도가 이렇게 높아지면서 향후 비트코인 가격 반등을 기대하는 쪽도 늘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의 경우 채굴 참여자가 많아지면 해시레이트가 상승하고, 이렇게 연산량과 채굴량이 늘어나면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그 만큼 채굴에 필요한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채굴이 어려워져 생산 원가가 상승하니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하는 식이다.

비트코인 가격과 채굴 난이도


크리스 브렌들러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높아지는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며 “해시레이트가 더 높아지면 네트워크 보안에 더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고 더 광범위하게 분산된다는 뜻이라 비트코인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채굴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채굴자들의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 같인 장기 침체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오웬 라우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해시레이트가 상승하는 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는 좋은 일이지만, 채굴자들의 마진 압박을 걱정해야 한다”며 채굴자들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보유하던 비트코인들을 내다 팔아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비트코인 주간 평균 해시레이트와 비트코인 가격 추이


실제 채굴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에너지 가격까지 뛰면서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한 때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면서 텍사스를 비롯한 미국 여러 지역으로 채굴자들이 옮겨오기도 했지만, 올 여름 무더위로 텍사스에서 채굴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라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년 간에는 비트코인 가격과 해시레이트 간에 상관관계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를 과도하게 신뢰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채굴자들의 고통이 좀 더 이어져 이른바 시장에서의 ‘무조건적 항복(Capitulation)’ 상황이 나타난 이후에나 비트코인 가격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렌들러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비용이 워낙 높아져 수익성이 없다는 채굴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는 당장 난제가 될 수 있다”며 “결국 채굴자들이 줄어들면서 경쟁이 약화돼야만 채산성도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훌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애널리스트 역시 “채굴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까지도 손실을 입고 내다 파는 무조건적 항복이 나온 이후에야 비트코인 가격도 비로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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