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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일환으로 폐기물 관련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소 폐기물 업체들이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는 상황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지난 7월 인천에 있는 폐기물 수집·처리업체 ‘성광이엔텍’을 인수하고 계열사 ‘그린에코넥서스’로 편입했다. 같은 달 경남 김해에 있는 폐기물 업체 ‘태봉산업’도 인수해 ‘그린에코김해’로 사명을 바꿨다.
그 결과 올 3분기 기준 쌍용C&E의 환경부문 사업 계열사는 5곳으로 늘었다. 전국적인 ‘폐기물 공급망’을 형성해 시멘트 연료로 쓰이는 폐플라스틱·폐고무 등 ‘순환자원’ 확보를 보다 수월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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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폐기물 업체를 연이어 인수하며 환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쌍용C&E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현준 쌍용C&E 대표집행임원은 최근 동해공장에서 진행한 미디어투어에서 “시멘트 연료인 순환자원 상당량을 자체적인 네트워크 하에서 조달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M&A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그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문제 등으로 공시된 수준으로만 설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같은 쌍용C&E의 행보는 최근 대기업들이 잇따라 폐기물 사업에 뛰어드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지난해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 기업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하며 폐기물 사업에 진출했다. IS동서도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E&F PE)와 손잡고 폐기물 소각업체 ‘코엔텍’과 ‘새한환경’을 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밖에도 한화솔루션, LG화학 등이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기술개발과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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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쌍용C&E 환경부문 사업은 꾸준히 성장세다. 올 3분기 회사의 환경사업 매출액(회사 내·외부 매출 포함)은 1343억원으로, 2분기 824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464억원에서 849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연탄 값이 무섭게 치솟으면서 다른 시멘트 업체들도 대체 연료인 순환자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쌍용C&E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곳은 없다”며 “최근 대기업들의 폐기물 사업 진출을 포함해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