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우리나라는 자산가격 거품 붕괴의 가능성이 없다는 견해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자산가격 급락 가능성은 없다"며 "주가와 땅값 등 자산가격 거품 붕괴에 산업경쟁력 약화가 가세한 일본식 불황에 빠질 위험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땅값과 집값이 지난 80년대 10년간 4배 가량 폭등했고, 90년대에는 반대로 4분의 1 토막으로 급락하는 거품붕괴 과정을 거쳤다. 동경 아파트 가격의 경우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부동산가격 상승이 일본처럼 높지 않고 또 급락하는 과정도 없이 안정적"이라며 "거품 붕괴의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이 대세"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정책실패로 볼 수 있다. 한은 해외조사실 정후식 차장은 "1987년정도 부터 부동산 거품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며 "자산가격이오르고 경기가 상당히 좋아 일본은행이 90년대초 긴축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당시 인플레이션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금리인상에 나섰다. 90년대초 1년여에 걸쳐 2.5%이던 공정할인율(재할인율)을 6%로 끌어올렸다.
정 차장은 "87~88년부터 대비했어야 했는데 뒤늦게 긴축을 너무 급하게 한 것은 정책실패"라며 "급격한 금리인상은 자산가격 급락을 불렀고 이로 인해 소비와 투자부진이 이어지며 장기침체를 겪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는 정책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다"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일부 소득이 없는 계층에서 부동산 매물이 나와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지만 부동산을 갖고 있는 계층은 어느정도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급매물로 인한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차장은 "일본의 경우 땅값이 많이 올랐고 우리는 아파트가격이 문제가 되는 것도 다른 현실"이라며 "개인이 갖고 있는 아파트보다 기업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땅값 급락의 충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주택가격도 거품을 우려할만큼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가격의 경우에도 경제사정을 고려한 장기추세선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강남 집값은 조금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가격 붕괴 위험은 없다"며 "지방 등 나머지 지역은 말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