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발언 논란에 대해 “들어봤지만, 명확히 잘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무슨 큰일이 나서 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7차 재정공약회의’ 무대에 올라,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만난 직후 우리 측 인사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은 MBC 뉴스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으로 알려졌고, KBS와 SBS 등 공중파 3사도 잇달아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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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해명에 KBS와 YTN 등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문제 발언을 ‘다시 들어보겠습니다’라며 촬영 원본과 주변 잡음을 제거한 영상 등을 공개했다.
대통령실 해명이 논란을 잠재우기보다는 역풍을 부른 양상이다. 특히 대통령실 해명대로 한국 국회를 겨냥한 발언이었다고 하더라도 욕설이 나왔고, 각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보통 개인적으로 오가는 듯한 거친 표현에 대해 느끼시는 국민의 우려를 잘 듣고 있다”고 했을 뿐, 국회를 향해 명확한 입장 표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일각에선 이번 논란을 전한 외신 보도에서 욕설에 대한 번역이 다소 거칠었고, 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정정 요청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외교적 영향은 없더라도 국격과 윤 대통령의 정치적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미국 애틀란타 현지 한인매체인 ‘애틀란타K’의 이상연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디엇(idiots)이라고 번역한 기사는 모두 미국에 있는 한인 동포 기자들이 작성한 것”이라며 “아마 좀 더 온정적인 번역 아니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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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알리 카헬레 하와이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하며 “국정지지율 20%. 송구하지만 대통령 각하, 당신의 본국에 집중하셔야 한다”(20% approval rating. With all due respect Mr. President, you should focus on your own country)라고 했다.
피터 마이어 미시간주 공화당 하원의원도 같은 기사를 공유하며 “이봐, 우리만 그렇게 말할 수 있어”(hey, only we get to say that)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