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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규 HDC현산 대표이사는 사고 발생 이튿날인 12일 오전 10시 사고현장 소방청 사고대책본부 인근에서 “저희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실종자분들과 가족분들, 광주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 대표는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저희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수사기관의 조사와 국토교통부 등의 사고원인 규명에도 성실히 임하는 등 앞으로 추가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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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사결과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타설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HDC현산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해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 직후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정도로 강도 높은 쇄신안을 발표하지 않으면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관측에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고에 대해 지난 학동 붕괴 사고와 사안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당시 HDC현산은 불법 재하도급을 인지하고 묵인한 혐의는 있으나 이를 직접 지시하거나 공모한 증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과태료 등 행정처분 조치만 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HDC현산의 직접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광주 학동 참사는 하청업체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명백히 건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라면서 “시공사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