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구멍’ 보잉, 사고처리 길어지는데 저가매수해도 될까

길어지는 737 MAX-9 운행 중단
하루 200만~300만달러 비용 지출·평판 이슈 ‘부정적’
“과매도 국면...주가 바닥 가능성”
  • 등록 2024-01-16 오후 4:05:35

    수정 2024-01-16 오후 4:06:43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올 들어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보잉(BA)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월가에선 연초 발생한 737 MAX-9의 동체 구멍 사고 관련 이슈가 단기간 내 마무리되기 힘들어 보인다면서도 지금을 매수 기회로 보는 의견이 우세한 모습이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보잉 주가는 올 들어 16.5% 급락했다. 여행 수요 회복과 항공기 주문 급증 등으로 지난 10월 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보잉 주가는 올 들어 수직낙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월가에선 보잉의 상업용 항공기 납품이 지난해 530대에서 올해 700대로 확대되고 잉여현금흐름은 2배 가까이 급증한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에 힘입어 고공 행진 중이던 주가는 연초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고 여기에 지난 5일 알래스카 항공이 운항 중이던 737 MAX-9 기종의 동체에서 구멍이 뚫리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하락폭이 깊어졌다.

사고 발생 직후 월가에선 “지난 2018~2019년 사이 발생한 2번의 737 MAX-8 추락사고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MAX 기종의 전방위적 운항 중지가 있었지만 이번 사고는 제한적 이슈에 그치고 있고 항공 여행 수요를 감소시킨 코로나19 만큼 심각하지 않다”며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보잉의 737 MAX 기종은 총 1400대로 이 가운데 MAX-9은 200대 수준에 그친다. 또 이 중 30대는 여전히 정상 운행 중이다. 운항이 중단된 170대도 조만간 서비스가 정상화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감독 강화를 시사하면서 서비스 정상화가 예상과 달리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실제 지난 12일 FAA는 독립적인 제 3자가 보잉 품질을 감독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면서 보잉의 생산 관행을 철저히 감사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문제는 운항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잉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월가에선 하루 지출 비용을 200만~300만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약 50~60일 운행 중단 시 올해 보잉의 잉여현금흐름 추정치의 2%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평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재무 타격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그럼에도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이슈가 이미 밸류에이션에 적절하게 반영되고 있고(경쟁사 대비 가치평가 할인), 기술적으로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캡쎄시스의 설립자이자 기술 분석가인 프랭크 카펠레리는 “보잉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선인 214달러에 근접했고 지난 10월 저점에서 반등한 가격의 3분의 2를 반납했으며, 14일 상대강도지수(RSI)상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만큼 주가 바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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