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최근 경차 밴 모델을 연이어 출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1인 사업자 증가 등으로 소규모 물류 영업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겨냥했다. 또 차박과 캠핑 등으로 합리적 가격에 넓은 공간 등 실용성을 원하는 1·2인 가구 수요도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캐스퍼 밴. (사진=현대자동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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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출시로 경차시장 분위기 반등8일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 규모는 9만6842대로 전년(9만8742대)보다 1.9% 줄었다. 경차 시장은 전체 완성차시장의 6.5% 규모다. 지난해 기아 레이는 3만5726대, 모닝은 3만345대 팔렸다. 쉐보레 스파크는 1만8881대, 현대차의 캐스퍼는 9886대가 판매됐다. 국내 경차 시장 판매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작년 9월 현대차가 캐스퍼를 출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현대차 캐스퍼는 사전 예약 첫날부터 1만8000대 계약을 돌파했다. 인기 요인은 운전석을 포함한 전 좌석에 풀 폴딩 기능(완전히 접히는 기능)을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것이다.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경차의 인기를 실감한 현대차는 지난 3일 캐스퍼 밴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캐스퍼의 안전·편의사양을 계승하면서 2열 시트를 없애 940리터(ℓ)의 적재 용량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지능형 안전기술인 △전방충돌방지보조(차량·보행자·자전거 탑승자)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유지 보조(LF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전방차량 출발 알림 등도 기본 적용했다. 또 경량화 공법인 핫스탬핑을 주요 부위에 집중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충돌 시 차체 변형을 최소화하고 고강성 경량 차체 구현으로 비틀림 강성과 평균 인장 강도를 높여 안전성을 확보했다.
| 레이 1인승 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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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전체 64% 차지기아 역시 8일 레이 1인승 밴을 출시했다. 앞서 기아는 2012년 레이 밴 모델(2인승)을 출시했다. 레이 밴은 2017년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된 후 5000~6000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에는 7140대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기아는 1인승 모델이 레이 밴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 1인승 밴은 기존 2인승 밴에서 동승석 시트를 제거하고 하단에 별도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최대 화물 적재용량은 1628ℓ에 달해 경차 밴 모델 중 최대 공간을 갖췄다. 기존 2인승 밴보다 화물 적재 면적이 30% 늘었고, 최대 적재 가능 무게도 315kg로 26% 향상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경차 밴을 연이어 선보인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규모 물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1인 창업도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1·2인 가구(작년 9월 기준)는 약 1500만 가구로 전체 가구(약 2340만 가구)의 64%를 차지한다. 1인 가구는 937만 가구(40.1%)로 가장 많았다. 경차 밴은 법인을 비롯해 상업 등 다목적으로 차량을 활용하고 싶은 고객층을 노렸다. 대표적인 소상공인 차인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된 상황에서 그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 뿐 아니라 여러 중소·중견 기업도 상용 차량을 내놓고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가 젊은 세대들에게 인지도 있는 캐스퍼와 레이의 밴 모델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